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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이모저모

아는 사람만 안다는 ‘여수 밤바다’ 숨은 명소

작성자  조회수214 등록일202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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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 히스토리

 

아는 사람만 안다는

‘여수 밤바다’ 숨은 명소

 

“♪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아~아~아~아 ♬” 아마 많은 분들이 제목만 보고도 벌써 멜로디를 흥얼거리고 계실 것 같은데요. 읊조리는 듯한 보컬 특유의 콧소리와 낭만적인 가사가 인상적인 버스커버스커의 노래 ‘여수 밤바다’입니다. 듣고 있자면 왠지 당장이라도 밤바다를 향해 떠나야 할 것 같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이 노래 덕분에 전라남도 여수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여행지의 하나로 급부상하게 됐습니다. 2012년 여수 엑스포 개최도 영향이 크겠지만 한 해 평균 700만 명이던 관광객 숫자가 연간 1,500만 명으로 두 배 넘게 늘어나게 된 데는 분명 이 노래의 힘을 무시할 수가 없는데요.

 

 

1960년대(상)와 2013년 (하)의 여수국가산업단지 모습. (사진: 여수시)

 

장시간 운전이나 긴 기차여행으로 찾아가는 여수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즐거움으로 보답을 하는 도시입니다. 한려해상국립공원과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이 교집합으로 맞물려 있는 이 미항은 돌산대교와 해상케이블카와 크고 작은 365개의 섬들이 만들어내는 아름 다운 풍경, 넘치는 해산물과 남도 고유의 맛깔난 음식들이 지친 삶에 다시 한가득 생기를 불어 넣어주는 관광 명소이지요.

여수의 특별한 아름다움에 매료된 것은 고려 태조 왕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삼국을 통일한 뒤 전국을 순행하던 왕건이 이곳에 이르러 신하들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하지요. “이곳은 인심이 좋고 여인들이 곱다. 이유가 무엇인가?” “물이 좋아서 그렇습니다.” 여수(麗水)라는 지명이 이렇게 탄생하게 되었는데요.

조선 시대에는 이순신 장군이 작전을 구상하고 거북선을 건조하던 삼도수군통제영이었고, 대한민국이 건국된 뒤에는 중앙정부가 아닌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통합 여수시를 출범시킨 까닭에 국내 지방자치제도 발전사에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천혜의 풍광과 다양한 역사문화 자원 덕분에 여수는 관광객들의 재방문율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두 번, 세 번 여수를 찾아 구석구석 볼거리를 발굴하는 여행자들 사이에서 요즘 뜨고 있는 명소는 ‘여수국가산업단지 야경전망대’입니다. 아직은 아는 사람만 아는 곳이라 인적 드문 산길을 5분 정도 올라가야 하는 수고가 필요하지만, 일단 가본 이들은 숨이 멎을 만큼 놀라운 광경이라며 감탄을 아끼지 않습니다.

 

여수국가산업단지의 야경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여수국가산업단지의 거대한 위용은 우리나라가 오늘날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불리는 이유에 대해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압도적인 것입니다. 여수국가산업단지는 1974년 역사적인 첫 삽을 뜬 이후 지난 40여 년 간 단일 석유화학단지로는 세계 1위, 산업단지로만 놓고 봐도 아시아 최대 규모로 성장해왔는데요. 지금도 계속해서 확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주변 바다 간척공사가 끝나면 지금보다 2배 이상 더 규모가 커진다고 하니 앞으로 얼마나 더 대단한 풍경이 될지는 상상하기도 힘듭니다.

LG화학, GS칼텍스, 여천NCC,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 E1, 금호석유화학그룹, 남해화학, KCC, 바스프 같은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협력업체들이 가득 들어서며 세계 석유화학 산업의 본진 중 하나가 된 여수국가산업단지는 요즘 급변하는 글로벌 에너지산업 환경을 선도할 또 다른 대변신을 준비 중이기도 합니다. 바로 화학연과 함께 첨단 탄소중립 기술을 실증할 ‘탄소중립화학공정실증센터’의 건설이 그 밑그림인데요.

 

 

여수 탄소중립화학공정실증센터

 

탄소중립화학공정실증센터는 화학연을 비롯한 국내 연구소와 기업들이 국가 R&D로 개발해온 탄소중립 화학기술의 빠른 상용화를 지원하게 될 국가 차원의 실증복합시설입니다. 여수는 특히 울산·포항·광양과 함께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인 석유화학·정유·철강산업의 거점인 만큼 탄소중립화학공정실증센터의 출범과 함께 향후 국제적인 탄소중립 기술 상용화 지원 허브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국가 탄소중립 정책의 핵심조직인 화학연과 여수의 콜라보가 기후변화 시대, 이 유서 깊은 역사와 문화와 산업의 도시에 또 어떤 이야깃거리를 더하게 될지 사뭇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