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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Review

Krict Special 기술패권 경쟁의 승부처, 반도체·디스플레이

KRICT 스페셜2   기술패권 경쟁의 승부처 반도체·디스플레이   대한민국 경제의 가장 큰 버팀목인 ‘반도체·디스플레이’는 21세기 세계 기술패권 경쟁의 최대 승부처이기도 합니다. 인공지능·첨단로봇·차세대통신·양자 등의 미래 첨단산업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선점해야 할 교두보일 뿐만 아니라 외교와 안보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전략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반도체·디스플레이 패권을 둘러싼 다툼은 기업 대 기업에서 국가 대항전 양상으로 빠르게 확전되고 있습니다.     초미세·고집적화의 열쇠 ‘ALD 전구체’ 화학연은 최근 정부의 12대 국가전략기술 정책에 발맞춰 ‘국가전략기술추진단’을 신설했습니다.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12대 국가전략기술의 핵심연구 중 상당수가 화학연에서 이뤄져 온 만큼 한층 가시적인 성과를 적기에 만들어내는 데 역량을 총결집하기 위한 조처입니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화학연이 주목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소자 공정기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입의존도가 높은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들의 주권 확보입니다. 대표적인 소재가 바로 화학연이 국내 유일의 연구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전구체’입니다. 전구체(前驅體, Precursor)는 반도체 기술 발전의 척도인 ‘집적도 향상’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핵심물질입니다. 반도체의 집적도가 높아지면 부피가 작아져도 표면적은 더 넓어져 더 큰 전력을 다룰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보다 적게 재료를 사용해 전자기기의 소형화·경량화에 유리하고 치밀한 보호막이 형성되어 내구성도 높아지게 됩니다. 화학연에서는 이러한 박막화를 이용해 차세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핵심소재 및 소자 개발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간 개발한 전구체 소재의 반도체 공정 최적화를 위한 후속 연구와 함께 몰리브덴, 텅스텐, 스트론튬 등 기존에 없던 속성의 신개념 금속 전구체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p형 반도체 박막 중 최고 수준의 이동도를 자랑하는 주석 전구체, n형 반도체 박막 중 최고 수준의 이동도를 달성한 인듐 전구체 등은 정부가 주도하는 산학연 융합 소재혁신선도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초고 해상도·초고유연 디스플레이용 전구체로 상용화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반도체 게임체인저 ‘유기 반도체’ 화학연은 2000년대 중반부터 향후 더욱 저렴하고 효율이 우수한 신소재가 반도체 패러다임을 바꾸게 될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바로 ‘유기 반도체’( Organic semiconductor)입니다. 가벼운 무게와 휘어지는 특성을 가진 유기 반도체를 이용하면 한층 다양한 형태의 전자소자와 첨단기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화학연의 유기 반도체 연구가 세계적인 경향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우수한 성능의 원천 소재 개발과 더불어 유기 반도체 상용화의 열쇠가 될 양산 기술 개발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유기 반도체는 무기 반도체와 달리 기판 위에 잉크처럼 바르는 저온·저비용의 용액 공정이 가능합니다. 이는 가볍고 유연한 유기 전자소자 구현을 가능하게 하는 특성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간단한 제조공정으로 에너지 사용과 생산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유기 반도체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대면적화 기술이 필요합니다. 원천 소재 연구와 대량 생산기술 개발의 유기적인 연계는 화학연이 세계적인 미개척지인 유기 반도체 분야에서 계속해서 높은 주목도의 연구 성과들을 배출하는 중요한 동력이 됐습니다. 고분자 도너 소재 대면적화 기술, 대량생산에 유리한 신규 대면적용 도너 소재 개발, 계면제어 소재와 대면적 인쇄 기술 개발, 저가 억셉터 소재 개발, 근적외선 흡수 광활성 소재 개발 등 계속해서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연구 성과들을 배출하게 됐습니다. 화학연의 유기 반도체 연구개발은 현재 세계 최초의 고성능 신규 단량체 개발, 유기태양전지의 제조비용을 20분의 1로 낮출 수 있는 비풀러렌계 억셉터 소재 개발, 3D 시뮬레이션 기법을 이용한 실버 전극 기반 고효율 투명태양전지 개발 등으로 진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습니다. 또한 2023년 다시 한 번 17% 이상의 효율을 가진 투명 유기태양전지 개발에도 성공하며 원천 소재와 대량생산 기술 모두에서 국제적인 리더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지는 중입니다.     ‘저차원 나노복합소재’와 전자소자 혁신 ▲ 유기태양전지 현재 세계의 연구현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소재들 중 하나는 뛰어난 전기적, 기계적, 열적, 광학적 특성을 나타내는 ‘저차원 나노소재’입니다. 풀러렌(0D), 탄소나노튜브(1D), 그래핀(2D), 그라파이트(3D) 등의 저차원 나노소재는 얇은 두께에서 비롯되는 우수한 물리적 유연성과 더불어 강한 층내결합으로 뛰어난 물리적 강인함을 가집니다. 또한 물질별로 각기 다른 전기적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기존의 벌크형 소재로는 구현할 수 없었던 고유연성, 초소형, 저전력 특성의 차세대 IoT 기기에 아주 적합한 소재입니다. 하지만 우수한 물성에도 불구하고 대체적으로 추출과 특성 제어가 힘들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화학연은 ‘저차원 소재’와 ‘소자화 기술’의 양대 핵심 연구역량을 기반으로 저차원 소재와 저차원 소재, 저차원 소재와 고분자 소재 등의 융합을 통해 각각 원래의 성질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기능성을 갖게 되는 나노복합소재를 만들기 위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저차원 나노복합소재의 고도화를 위해 그래핀, 탄소나노튜브를 비롯해 그래핀과 같은 2차원 구조의 육방질화붕소, 반도체와 금속의 두 가지 상을 가진 전이금속 칼코겐화합물, 금속성의 표면 작용기로 우수한 전도성과 기계적 특성을 보여주고 있는 맥신(MXene) 등 다양한 2차원 신소재들의 합성과 기능화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새로운 잠재력의 하이브리드 복합 소재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또한 저차원 나노복합소재의 본격적인 상용화에 대비해 대면적으로 합성하는 기술 개발에 더욱 주력하고 있습니다.   소부장 국산화 첨병 ‘불소’ 2019년 발생한 일본 수출규제 사태는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서 매우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불소’ 소재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분수령이 됐습니다. 한·일 양국의 외교 관계 정상화에 따라 핵심소재 수급의 어려움은 대부분 해소되었지만 국내 산업 생태계의 취약 지점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화학연은 지난 30여 년간 큰 문제의식 없이 수입에 의지했던 불소계 소재와 공정 기술 국산화의 길을 앞장서 헤쳐 오며 국내 유일의 전문 연구그룹으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불소계 계면기능재료 중 불소계 단량체와 고분자·고무·오일·윤활유와 불소계 기능성 소재 및 중간체 등의 제조기술과 공정 개발에서 많은 성과를 쌓으며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될 만큼 묵직한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화학연 연구팀은 2019년 불소화학소재공정 국가연구실(N-LAB) 지정과 함께 현재 100대 핵심품목 중 7개에 이르는 불소계 소재의 상용화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당장의 범용 소재군 개발을 넘어 소량 생산만으로도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첨단 기술집약형 불소계 소재의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kg당 가격이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비휘발성 반도체 메모리용 불소소재, 연료전지 이온교환막, 우주항공용 불소고무, 친환경·생체적합형 소재 등의 기술집약형 불소계 계면기능재료들입니다.   첨단 고분자 ‘폴리이미드’ 고분자, 이른바 플라스틱은 놀라운 가성비, 빈틈없는 내구성, 거의 모든 사물에 응용 가능한 확장성으로 현대문명의 중요한 물적 기반이 되어 왔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폴리이미드(PI, polyimide)는 영하 273℃에서 영상 400℃까지 광범위한 온도 영역에서도 물성이 변하지 않으며 강도, 유연성, 불이 옮겨 붙지 않도록 하는 자기소화성 등 첨단 플라스틱의 끝판왕이라 불릴 만큼 뛰어난 기능성을 자랑하며 21세기 첨단산업 전반을 주도하는 필수 구조재료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대부분은 폴리이미드와 구리를 결합해 만드는 유연인쇄회뢰기판(FPCB, flexible printed circuit board)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또한 표면이 딱딱하면서도 수십만 번을 접었다 펴도 흠집이 나지 않는 폴더블폰의 비결 역시 액정 위의 투명필름인 불화 폴리이미드에 숨어 있습니다. 특히 불소로 폴리이미드 고유의 갈색을 제거해 무색투명하게 만든 불화 폴리이미드는 차세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구현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소재입니다. 2019년 국가연구실(N-LAB)로 지정된 화학연 정보·전자폴리머 국가연구실은 빠르게 관련 기술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들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2020년 개발한 트랜지스터용 유연·절연 소재가 대표적입니다. 디스플레이를 자유자재로 구부리거나 접으려면 디스플레이 패널 전면에 적용되는 트랜지스터용 절연체에 유연한 소재를 써야 합니다. 2021년에는 고내열 포토레지스트 전체 조성물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국내에 생산기술을 가진 기업이 없어 전량 수입하고 있던 반도체 후공정용 고내열·감광성 폴리이미드 소재와 미세패턴화 공정 기술을 개발해 국내 기업에 이전하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고내열·고강도 고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첨단산업의 확대에 따른 급격한 시장 증가로 미래가 더 기대되는 첨단 신소재이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화학연의 고기능 폴리이미드 연구는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용 고내열 소재, 유기박막트랜지스터용 절연막, 유연디스플레이용 플라스틱 기판, 유전특성 및 열특성 제어소재, 고안정성 배터리용 바인더 및 분리막 소재, 물을 용매로 사용하는 친환경 폴리이미드 중합 기술, 3D 프린팅용 폴리이미드 기술, 형상기억과 자기치유 등의 특성을 가진 스마트 고분자, 5G통신용 폴리이미드 소재 등 세계시장을 선도할 첨단 미래 소재 분야로 무한 확장되고 있습니다.     자가발전 전원 ‘열전소재’   유연열전소자 스마트 디바이스와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의 자가발전 전원으로 이용될 수 있는 열전소재 역시 화학연의 중요한 관심사입니다. 이 가운데서도 화학연이 특별히 주목하고 있는 것은 ‘사람의 체온’을 이용한 열전소재입니다. 평균 36.2~37.5℃인 체온과 외기의 온도 차이를 이용하면 최대 700W까지 전력을 발생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스마트워치 같은 웨어러블 기기 작동에 필요한 에너지가 5W 미만임을 감안하면 사람의 체온을 이용하는 열전소재로 얼마나 많은 웨어러블 기기의 전력을 충당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화학연 유기 열전소자 연구개발의 핵심 목표는 ‘고효율 열전소자’, ‘자유로운 형상 구현’ 그리고 상용화에 필수적인 ‘대면적화’를 위한 원천기술 확보라는 3가지 키워드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유기 고분자 소재와 카본나노튜브를 복합화한 하이브리드 열전소재는 20℃ 미만의 온도 차이에서 0.1mW 이상의 우수한 열변환 출력량을 나타내며 그해 KRICT 혁신기술로 선정됐습니다. 2019년에는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의 표지를 장식한 ‘스펀지형 유연 열전소재 탄소나노튜브 폼’을 개발했습니다. 이 열전소재는 낮은 열전도도와 함께 스펀지처럼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특성을 갖고 있어 열원의 형태와 상관없이 신체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기기를 비롯해 경량화가 요구되는 자동차, 우주항공 분야까지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이어 2020년에는 또 다시 새로운 유기열전소재 개발에 성공하며 국제적으로 큰 두각을 드러냈습니다. 강력한 유기열전소재 후보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던 고분자 ‘폴리티오펜’의 열전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것입니다.화학연은 현재 열원의 형태에 따라 신축과 변형이 자유로운 열전소재 원천기술과 인쇄공정 기반의 고집적화 및 수직형태 열전소자 제작 기술을 기반으로 고인성·고효율의 대면적 유연열전모듈 제조기술을 개발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 발 앞선 예측을 바탕으로 미래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혁신기술 창출에 힘써온 화학연의 연구개발 노력이 세계 기술패권 경쟁에서 분투 중인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 새로운 초격차 전략을 제시하는 길잡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등록일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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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Special 초격차 ‘이차전지’개발을 향해

  KRICT 스페셜1   초격차 ‘이차전지’ 개발을 향해   올해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이차전지’입니다.코스닥 시장에서 무려 16년 만에 황제주가 탄생할 만큼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을 향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매수 열기가 무척 뜨겁습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이차전지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의 미래 가치 역시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국가전략기술 릴레이 포럼의 선두주자 지난 4월 5일 ‘제1회 국가전략기술 포럼’이 열렸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최하는 이 포럼은 과학기술이 경제성장뿐만 아니라 국방·안보 등 국가 생존과 직결된다는 공감대에 따라 분야별 최고 전문가들과 함께 국가 차원의 전략기술 육성 방향을 모색하는 장입니다. 12대 국가전략기술이 순차적으로 다뤄질 예정인 가운데 첫 번째 개최된 포럼 주제로 ‘이차전지’가 선정된 것은 조만간 대한민국의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보다 더 큰 시장을 형성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차전지는 스마트폰부터 전기차,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에 이르기까지 현대 모든 산업의 핵심 부품입니다. 또한 전 세계적인 무선화와 전동화 흐름 속에서 그 중요성과 위상이 더욱 높아지고 있지요. 우리나라는 이차전지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격화되는 기술패권경쟁 속에 주도권을 계속 유지하려면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역량의 결집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이날 포럼은 한국을 대표하는 LG엔솔·삼성SDI·SK온 등의 이차전지 3사를 비롯해 정부출연연구기관, 대학, 정부 인사까지 국내 산·학·연·관 관계자들이 대거 운집한 가운데 국내외 연구개발 동향과 정부 R&D 방향 등에 대한 열띤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이와 함께 리튬이차전지 및 핵심소재, 차세대 이차전지 소재·셀, 이차전지 모듈·시스템, 이차전지 재사용·재활용 등 세부기술들에 대한 출연연들의 연구 현황도 함께 공유되었는데요. 이 가운데서도 특히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이차전지 산업의 잠재적인 파급력에 주목하며 차세대 이차전지 연구개발에 주력해온 한국화학연구원의 주요 연구 성과들이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차세대 기대주 ‘고분자 전고체 이차전지’ 화학연은 연구원 설립 초기부터 합성 소재를 이용한 광소자와 전자소자 등 새로운 소재 개발로 연구 영역을 확대하던 중 이차전지 산업의 중요성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2011년 관련 연구조직을 개편해 차세대 이차전지에 대한 연구 개발을 본격화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현재 리튬이온 이차전지 독주체제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른 고체 고분자 전고체 이차전지, 리튬황 이차전지와 또 다른 다크호스인 리튬공기 이차전지를 중점적으로 연구해왔습니다. 이차전지의 대표주자인 ‘리튬이온 이차전지’는 1991년 첫 상용화 이후 지속적인 에너지밀도와 충·방전 효율 향상에 힘입어 21세기 이차전지 시장의 대부분을 석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되는 연구개발과 성능향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장 큰 약점인 발화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요. ‘고분자 전고체 이차전지’는 전기차 화재의 주범으로 지목 받고 있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를 이용하는 리튬이온 이차전지입니다.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매 개체를 고체로 만들어 단락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을 크게 낮추는 것입니다. 또한 고분자 전고체 이차전지는 5~10분 정도로 충전 시간이 매우 짧고, 한 번 충전으로 확보할 수 있는 주행거리도 리튬이온 이차전지보다 훨씬 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체 전해질로 크기와 부피, 무게를 줄이는 게 용이한 것도 강점입니다. 이차전지 크기가 작아질수록 차량에 탑재할 수 있는 편의장비와 공간이 더욱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화학연은 2022년 2월 고분자 전고체 이차전지의 핵심기술을 국내 소재기업에 이전하며 갈 길 바쁜 국내 전고체 이차전지 연구개발에 한층 속도를 더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화학연은 그간 고분자 내에 리튬 전해질염이 녹아 액체 전해질이 없이도 높은 이온 전도를 가지는 전고상 고체고분자 전해질(Intrinsic Solid Polymer Electrolyte)과 자유변형 전고체 리튬 고분자 전지 개발 등 전고체 이차전지 분야에서 빠르게 기술발전을 거듭해왔습니다. 특히 화학연 연구진이 개발한 고분자 전고체 이차전지는 기존에 알려진 전고체 이차전지용 고체전해질보다 뛰어난 이온전도도, 유연성의 고분자 고체전해질과 우수한 복합전극 기술이 적용되며 전고체 이차전지 고유의 강점인 에너지밀도와 안전성을 한층 더 향상시킨 것입니다.     부존자원 풍부한 황과 공기 화학연의 또 다른 주요 연구 분야인 ‘리튬황 이차전지’는 황(S)을 양극재로 사용합니다. 황은 부존자원도 풍부한 데다 정유와 철강 산업의 부산물로도 많이 생산되기 때문에 이차전지의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또한 에너지밀도가 이론적으로 리튬이온 이차전지보다 최소 2배에서 최대 10배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전기차 이차전지 시장의 신흥 강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황 자체로는 전기전도도가 낮습니다. 이에 따라 화학연은 황 전극의 전기화학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탄소나노튜브, 그래핀과 같은 전도성 소재와 복합체를 제조하여 용량뿐만 아니라 수명특성까지 늘리는 연구 성과를 낳고 있습니다. 또한 방전 반응 중 형성되는 리튬폴리설파이드의 용해도로 인해 계면 반응 안정화가 어려워 수명특성이 낮아지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계속해서 새로운 겔 혹은 고체 고분자 전해질을 도입해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리튬황 이차전지 제조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리튬공기 이차전지’는 공기 중의 산소를 이차전지의 양극재로 사용하는 초경량 전지입니다. 산소의 산화·환원 반응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기존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10배 이상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궁극의 차세대 이차전지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화학연은 리튬공기 이차전지 방전반응에서 산소 소모량과 충전반응의 반응 생성가스를 실시간 평가할 수 있는 in-situ DEMS(differential electrochemical mass spectrometer) 장비를 국내 최초로 설치해 리튬공기 이차전지의 핵심인 전극 및 전해질 소재 개발에 활용하는 한편, 리튬공기 이차전지 실시간 분석기술을 국내 주요 자동차 제조사에 성공적으로 이전했습니다.   리튬공기 이차전지의 특성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전해질 개발에서는 일반적인 카보네이트계 전해질을 비롯해 에테르계, 아미드계, 설퍼계보다 안정성이 높은 용매를 적용하는 연구가 한창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산화-환원 안정성이 우수한 유기 용매와 기능성 리튬염의 조합으로 산소효율 90% 이상에 부생가스의 발생률은 0.1% 이하, 에너지 효율은 80% 이상을 구현하는 친환경 전해액을 개발했습니다. 충전 과전압을 낮추고 전해액 분해를 억제하기 위한 레독스 매개체 전해액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또한 리튬공기 이차전지의 충·방전 가역성, 용량 및 에너지 효율 향상 등을 위하여 다양한 탄소계·비탄소계 전극 개발도 함께 추진되고 있습니다. 연구 초기에는 다공성 탄소 소재에 귀금속 촉매를 복합화한 전극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귀금속 촉매를 사용하는 전극은 우수한 특성에도 불구하고 고가에 중량 또한 무겁기 때문에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가격이 저렴한 금속 산화물 촉매 등을 합성·적용해 에너지 효율을 증대시키는 성과를 낳고 있습니다.     미래 패러다임 견인의 필수동력 이와 함께 화학연은 이차전지 4대 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의 소재기술 혁신을 통해 기존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한 연구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화학연 연구진은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 이차전지를 더 소형화하면서도 더 오래, 더 빠르게 사용하고 충전할 수 있는 새로운 전극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가벼우면서도 전도성이 우수한 그래핀, 전기 전도도 문제를 해결한 3차원 다공성 실리콘 구조체 등 고용량의 음극소재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합니다. 기존의 흑연 대신 리튬금속을 음극재로 사용해 동일한 크기의 리튬이온 이차전지보다 높은 에너지밀도를 구현할 수 있는 리튬금속 이차전지도 중요한 관심사입니다. 이 같은 노력 속에 그래핀 전극을 이용한 12000mAh/g의 고용량 이차전지 기술, 진공 여과법을 이용해 제조하는 종이 형태의 그래핀 전극소재 제조 기술, 저렴한 카본블랙계 탄소의 전기화학적 특성을 향상시켜 충전 과전압을 낮추고 분해반응을 억제하는 기술, 전기방사법을 이용한 나노탄소섬유 전극 제조 기술, 마이크로파를 이용하는 금속 산화물 양극 소재 합성에서 시트르산을 첨가해 계층구조를 갖게 한 리튬인산철 양극소재 등 차세대 이차전지의 핵심 기술 연구개발 전반에서 고른 성과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한편 산업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주요 생산국인 한·중·일 3국을 중심으로 생산되는 전 세계 리튬이온 이차전지 출하 량은 221GWh로 집계되고 있습니다(2020년 기준). 또한 연 평균 32%씩 성장해 2030년에는 10배가 넘는 3,670GWh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주도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움직임 속에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전기차 시장입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의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속속 가솔린·디젤 등의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고 모든 차종을 전동화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며 현재 이차전지 수요의 65%를 차지하고 있는 전기차의 비중이 2030년 89%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한계를 극복할 고용량·고안전성의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이 필수적입니다. 이에 따라 이차전지 주요 생산국인 한·중·일 3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각국의 신기술 개발 경쟁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한 발 앞선 전망을 바탕으로 이차전지 연구개발에 힘써온 화학연의 노력이 다시 한 번 더욱 안전하고 경제적인 한국산 이차전지 탄생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 등록일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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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이모저모 숯골에서 일어난 화학반응

케미 히스토리   숯골에서 일어난 화학반응 올해는 우리나라 최초의 연구학원 계획도시 ‘대덕연구개발특구’가 탄생 5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1970년대 급격히 발전하는 한국의 산업을 부문별로 더욱 정밀하게 지원하고 견인할 전문 연구기관들의 입지로 대전광역시 유성구 일대가 선정된 것이지요. 지금은 현대적인 모습의 도시이지만 1973년 연구단지 건설기본계획이 한창이던 당시는 충청남도 대덕군 탄동면이란 행정구역이 말해주듯 넘실대는 푸른 들녘과 완만한 구릉 사이 몇 채의 농가들만 옹기종기 모여 있던 전형적인 시골의 모습이었습니다.   (좌) 1984년 대덕연구단지 전경 (출처: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 (우) 現 한국화학연구원 전경 덕분에 대덕연구개발특구 조성 공사가 한창이던 가운데 가장 먼저 개원식을 열고 입주한 한국화학연구원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의 초창기 연구원들은 비만 오면 진창으로 변해 고무장화를 신고 다녔던 기억, 인근 도시 대전에 살며 출퇴근길마다 만나던 버스 속 시골길 풍경, 시내의 거의 유일한 회식 장소로 갈 때마다 다른 연구소 사람들과 마주치곤 했던 중국음식점 태화장 등의 추억들을 즐겨 이야기하곤 하는데요. 큰 덕의 고장 대덕군(大德郡)에 들어선 정부출연연구소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력과 리더십을 발휘하며 보잘것없던 개발도상국을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이끄는 견인차가 되었습니다. 무명의 한국 화학을 오늘날 기초와 응용연구 전반에 걸쳐 국제적인 주목의 대상으로 변화시킨 화학연도 그중 하나였지요. 화학연이 자리를 잡고 있는 탄동면 화암리(현 대전시 유성구 신성동 일원)는 탄동(炭洞)이란 지명이 말해주듯 이 일대를 병풍처럼 둘러싼 금병산의 나무들을 베어다 숯을 만드는 이들이 모여 살던 곳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일명 ‘숯골’이라고도 불렸습니다. 당시의 모습은 이제 찾을 길 없지만 지금도 여전히 탄동, 숯골이란 이름을 쓰는 마트와 음식점들이 이곳의 유래를 기억하게 하는데요.     한국화학연구원 정문, 디딤돌플라자와 C 상징물 우연일까요? 아니면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었을까요? 신기하게도 화학연 역시 주기율표 118종의 원소 중 가장 놀라운 화학적 다양성으로 인류 문명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온 탄소(C)를 연구소 로고와 조형물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정문 앞 화학연을 대표하는 상징물 역시 탄소를 형상화한 것이지요. 탄소덩어리 숯을 구워 팔던 마을과 이곳의 역사를 가장 현대적으로, 또 선진적으로 계승하고 있는 화학연의 현재를 비교하다보니 대통령과 정부 고위관계자들이 헬리콥터로 전국을 찾아다니다 빼어난 풍수지리에 반해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수도로 이곳을 낙점했다는 에피소드마저 그냥 웃고 넘길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생각까지 들게 됩니다.

  • 등록일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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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이모저모 건강기능식품, 얼마나 알고 드시나요?

건강한 화학 건강기능식품, 얼마나 알고 드시나요? 글 | 심보경 (경기도융합과학교육원 교육연구사)     건강을 위하여 먹는 것에 어떻게 투자하고 계신가요? 하루 세 끼 식사 외에도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해서 집집마다 비타민 정도는 구비하고 있을 거에요. 여기저기에서 몸에 좋다는 음식이나 건강기능식품을 많이 광고하고 있어서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일 때가 많습니다. 이번에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알아볼까요?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식품은 어떻게 다른가요?   어떤 식품이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고 해서 건강기능식품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국가정보포털에서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안내하고 있습니다. 일상 식사에서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나 인체에 유용한 기능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하여 제조한 식품으로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식품을 말하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동물시험, 인체적용시험 등 과학적 근거를 평가하여 기능성원료를 인정하고 있으며 이런 기능성원료를 가지고 만든 제품이 건강기능식품입니다. 따라서 모든 건강기능식품에는 기능성 표시가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몸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고 생리기능 활성화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개선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기능성 종류에는 영양소 기능, 질병발생 위험감소 기능, 생리활성 기능이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생긴 모양이 캡슐, 환 등으로 되어 있어 약처럼 보일 수 있지만 질병을 치료하는 약이 아니라 식품입니다.   건강기능식품은 평생 먹어도 괜찮을까요?   우리 몸의 간에서는 대사 작용을 통해 물질을 분해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물, 약, 기타 다른 물질들이 몸 안으로 들어오면 대부분은 간에서 몸에 필요한 형태로 바꾼다거나 저장한다거나 필요 없는 부분을 밖으로 내보낼 수 있도록 처리하는 일을 하는데요, 이를 대사작용이라 합니다. 우리가 몸에 좋다고 너무 많이 먹게 되면 이를 간에서 처리하는 데 무리가 될 수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도 결국 간에서 처리해야 하는 물질들이니 권장 섭취량을 지켜주시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와 상담하여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요? 약물 내성은 약물을 반복적으로 사용했을 때 효과가 감소하는 것을 말합니다. 내성은 일반적으로 뇌의 수용체를 활성화하고 보상 경로를 자극하는 약물에서 나타납니다. 이러한 약물에는 알코올, 모르핀, 바르비투르산염, 리세르그산 디에틸아미드 (LSD) 및 암페타민이 포함됩니다. 약물 내성은 모든 약물 작용에 대해 균일하게 발달하는 것은 아니며, 종종 신체적, 심리적 의존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건강기능식품이 내성이 생기지는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면서 그 효능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일정 기간 복용했을 때 효과가 나타납니다. 적절한 기간 동안 복용하고 효과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같이 먹으면 좋은 건강기능식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물에 잘 녹는 수용성 비타민 C와 기름성분인 비타민 E는 같이 섭취할 경우 세포 안과 밖에서 유해 활성 산소를 제거해 항산화 효과의 시너지가 생긴다고 합니다. 다만, 비타민 E는 기름 성분인 지용성이므로 과하게 섭취하면 안됩니다. 비타민 E는 필수지방산인 오메가 3의 산화를 막아주는 역할과 흡수력을 높여주어 오메가 3와 함께 먹어도 좋다고 하네요. 오메가 3의 지방산은 쉽게 산화되는 것이 단점입니다. 철분을 먹을 때는 탄닌산이 들어있는 녹차류와 함께 먹으면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시간 차를 두고 섭취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을 거에요. 더해서 종합비타민에 있는 칼슘과 마그네슘이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이 또한 함께 섭취하는 것보다 시간을 두어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타민D를 칼슘제와 함께 먹으면 칼슘의 흡수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잉으로 섭취할 경우 고칼슘혈증으로 번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식품에도 궁합이 있듯이 건강기능식품도 함께 먹으면 좋은 효과를 내는 것도 있지만, 같이 먹었을 때 유의해야하는 것도 있어요. 본인에게 필요한 것을 섭취하되, 여러 개의 건강식품 또는 약물을 함께 섭취할 때에는 전문가와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겠지요?

  • 등록일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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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이모저모 화려하고 달콤한 대체 감미료의 세상

화학 칼럼 화려하고 달콤한 대체 감미료의 세상 글 |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무(無)열량’을 뜻하는 ‘제로 칼로리’를 강조하는 음료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설탕·과당·올리고당과 같은 저분자량 탄수화물의 단맛으로 소비자를 유혹하던 음료수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현대 화학 기술이 만들어낸 ‘대체 감미료’와 ‘대체 향(香)’ 덕분이다. 달콤한 음료의 과도한 열량에 의한 비만 등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소비자들에게 제로 칼로리 음료는 쉽게 떨쳐버리기 어려운 유혹이다. 당뇨와 같은 기저질환으로 단맛에 대한 원초적 욕망을 포기해야 했던 소비자들에게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그렇다고 누구나 제로 칼로리 음료를 반기는 것은 아니다. 새로 등장한 낯선 음료의 안전성을 걱정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대체 감미료와 대체 향 성분의 낯선 이름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다.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과 두려움은 인지상정(人之常情)으로 함부로 탓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겁을 낼 이유는 없다. 제로 칼로리 음료를 가능하게 만들어준 대체 감미료는 모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전성 검증에 합격한 것이다. 뱀독이나 독버섯과 같은 치명적인 ‘급성’ 독성은 걱정할 이유가 없다. 장기간에 걸쳐서 상당한 양의 대체 감미료를 지속적·반복적으로 섭취하는 소비자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만성 독성의 가능성도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는 뜻이다. 불순한 의도로 엉터리 가짜 뉴스를 쏟아내는 정체불명의 인터넷과 무책임한 황색 언론 때문에 불안에 떠는 것은 현명한 소비자의 자세가 아니다.     단맛은 원초적 욕구   단맛은 우리가 오랜 진화를 통해 획득한 가장 원초적인 욕구다. 갓 태어난 어린아이도 본능적으로 단맛을 좋아한다. 인간만 단맛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대장균(E. coli)과 같은 미물(微物)도 단맛에 반응한다. 나뭇잎을 뜯어 먹고 사는 영장류가 오래된 잎보다 새순을 좋아하는 것도 단맛 때문이다. 어린 새순에는 단맛을 내는 탄수화물의 함량이 상대적으로 많고, 질긴 섬유질이나 건강에 해로운 독성 성분이 누적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달콤한 음식과 음료를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단순한 문화·인류학적 전통이 아니다. 현대 과학에서 단맛은 포도당(glucose)의 맛이다. 가장 단순한 탄수화물인 포도당 분자가 혀에 있는 단맛 미뢰(味?)의 GPCR(G-단백질 결합수용체)을 화학적으로 자극해서 느껴지는 맛이 바로 단맛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혀를 통해서 포도당의 단맛을 애써 확인하는 데는 분명한 생리적 이유가 있다. 포도당이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의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源)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몸에서 에너지를 가장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뇌는 포도당만 에너지원으로 활용한다. 충분한 양의 포도당을 섭취하지 못하면 뇌를 비롯한 조직·기관이 생리적 기능을 상실해버릴 수 있다는 뜻이다. 혈액에 녹아있는 포도당의 양이 지나치게 줄어들 때 발생하는 ‘저혈당 쇼크’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경고다. 사탕이나 설탕을 입에 넣기만 해도 위기를 넘길 수 있다. 달콤한 설탕이 생명을 지켜주는 파수꾼이라는 뜻이다. 단맛을 내는 먹거리가 지천으로 널려있는 것은 아니다. 전통적으로는 꿀벌이 모아놓은 ‘꿀’이 가장 일반적인 ‘감미료’였다. 그러나 생산량이 지극히 제한적이었던 꿀은 귀족이나 즐길 수 있었던 귀한 사치품이었다. 숲에서 꿀을 몰래 채취해서 먹는 일은 심각한 범죄였다. 심지어 과당 덕분에 달콤한 맛을 자랑하는 과일이나 시럽, 또는 녹말(starch)을 가공한 올리고당이나 당(糖)알코올도 아무나 쉽게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인도에서 생산한 ‘설탕’이 귀한 자연산 꿀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설탕이 본격적으로 생산·공급되기 시작한 것은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이후였다. 많은 노동력이 필요한 사탕수수 재배와 설탕 생산의 역사는 아프리카 흑인 노예의 아픈 기억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구한말 하와이와 남미로 떠났던 우리의 이민 1세대도 힘겨운 사탕수수 재배에 동원되었다.     그런 설탕이 지천으로 넘쳐나게 된 것은 20세기의 놀라운 기술 발전의 결과다. 지금도 설탕은 전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주요 교역 상품이다. 그러나 무엇이나 지나치면 넘치는 법이다. 설탕도 예외가 아니다. 값싸고 흔해진 설탕의 지나친 소비가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역설적인 일이다.     화려한 대체 감미료의 세계   오늘날 꿀이나 설탕을 대체해서 사용하고 있는 대체 감미료는 화려하다. 스테비아·알룰로스·에리스리톨·자일리톨과 같은 천연 감미료도 계속 개발되고 있다. 자일리톨은 사슬 모양의 펜테인(펜탄)에 여러 개의 하이드록시기(-OH)가 결합되어 있는 다가(多價) 알코올이다. 자작나무가 많은 핀란드에서 19세기에 처음 생산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옥수수대를 씹으면 단맛이 나는 것도 자일리톨 때문이다. 자일리톨은 입에 넣으면 시원하게 느껴지고, 뒷맛이 남지 않는다. 혈당이 높아지지도 않고, 열량도 높지 않다. 껌에 넣은 자일리톨은 충치를 막아주고, 손상된 에나멜을 복구해주는 등 구강 보건에도 도움이 된다. 효모의 일종인 열대성 칸디다 효모를 이용해서 자일리톨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첨단 유전공학 기술도 등장하고 있다.     천연 감미료가 더 건강하고 안전하다는 인식은 합리적인 근거를 찾기 어려운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천연 감미료인 꿀·과당·올리고당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설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설탕이 생산과정에서 표백 공정을 거친 ‘정제당(精製糖)’이라서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어설픈 것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순물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황당한 억지일 뿐이다. 무엇이나 더 깨끗하고 순수한 것이 문제가 될 수는 없다. 사카린처럼 현대 화학적 합성 기술로 생산하는 아스파탐·수크랄로스·사이클라메이트·아세설팜포타슘·당(糖)알코올 등의 합성 감미료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의 합성 감미료는 소화 과정에서 몸속으로 흡수되지 않고 배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품첨가물로 승인된 합성 감미료에 대한 지나친 우려는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많은 양을 먹어도 된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아무리 안전한 식품이라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설탕의 지나친 소비를 ‘탄수화물 중독’이라고 호들갑을 떨 일이 절대 아니다. 단맛에 대한 요구를 적절하게 억제하면 될 일이다.

  • 등록일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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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이모저모 자세히 보면 더 예뻐지는 책

아이러브케미   자세히 보면 더 예뻐지는 책 화학대중화 도서 <예뻐지는 화학> 출간 화학은 어찌 보면 인류의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 같은 과학기술입니다. 먹고, 자고, 입고, 꾸미고, 성취하고, 돕고, 사랑하는 인간사의 모든 범주에서 늘 상상을 현실로 바꾸는 해결사 역할을 해왔지요. 화학연은 ‘맛있는 화학’ ‘안전한 화학’ ‘진짜 궁금했던 생활화학’ 같은 쉽고 재미있는 화학대중화 도서들을 통해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우리의 소망을 실현시켜준 화학의 참 모습을 전하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요. 최근 동공 이 두 배로 커질 만한 제목의 또 다른 신간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바로 <예뻐지는 화학>입니다.   건강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라 예로부터 시대와 지역,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추구해왔습니다. 또한 아름다움은 외적인 형태뿐만 아니라 선, 도덕, 숭고함 같은 내적인 가치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지나친 외모지상주의는 지양해야 하지만, 자신의 내면과 외면 모두 깨끗하고 아름답게 꾸미고자 하는 욕구는 그 자체로 자연스럽고 건강한 본능입니다. <예뻐지는 화학>은 아름답고자 하는 인류 모두의 소망을 가장 효과적으로, 그리고 가장 평등하게 실현시켜온 화학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넘쳐나는 뷰티, 패션, 스타일링 콘텐츠들 속에서도 이 책이 좀 더 눈에 띄는 이유는 ‘앎’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일부 어문학자들은 ‘아름답다’라는 단어가 ‘알다’라는 동사와 ‘음’이라는 명사형 접미사의 결합에서 유래된 것이라 설명합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란 나태주 시인의 시처럼 안다는 것(知)이 아름다움의 본질이라는 것이지요. 이들의 견해대로라면 화장이나 미용 기술뿐만 아니라 그 너머의 화학적 본질까지 충실히 소개하고 있는 <예뻐지는 화학>은 외모와 지성 모두에서 아름다움의 길을 이해하고 습득할 수 있는 파우더·파운데이션 겸용 ‘트윈케익’ 같은 안내서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얼굴·헤어·바디·패션’ 종합 솔루션 <예뻐지는 화학>은 먼저 지금처럼 대중 모두가 빠르고 안전하게 아름다움을 누릴 수 있기까지 화학이 기여해온 발자취를 되짚습니다. 아름답고자 하는 인류의 소망이 좀 더 널리 실현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자연에서 얻은 물질로 얼굴과 머리를 물들이다 수은과 납에 중독된 고대인들, 수많은 노예들의 목숨과 맞바꾼 한 줌의 향료, 오로지 귀족만이 누렸던 염색 옷감처럼 아름답고자 하는 소수의 욕망을 위해 다수의 희생과 억압이 뒤따랐지요. 화학기술은 보다 많은 이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자유롭게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있게 해서, 아름다움을 대중화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뻐지는 화학>은 화학기술을 통해 현대인들이 누리는 수많은 기초, 색조, 기능성 화장품과 향수, 염색약, 의류소재들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소개하고 있는데요. 특히 인류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의 세계를 얼굴, 헤어, 바디, 패션의 4대 분야로 나눠 어느 한 곳 빈틈없이 궁금했던 점을 찾아볼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뷰티의 비결, 한국 남성 모두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는 탈모, 논란과 호기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문신, 석탄과 석유가 옷으로 바뀌는 과정처럼 다른 곳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독특한 콘텐츠들로도 재미와 교양을 함께 만족시키고 있는데요.     똑똑하게 예뻐지는 길 화학에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어떤 것을 어떻게 얼마나 사용하느냐에 따라 우리를 아름답게도, 위험하게도 할 수 있지요. <예뻐지는 화학>은 인류에게 간편하고 공평하게 아름다움의 길을 제시하는 화학기술의 역할뿐만 아니라 보다 지혜롭고 안전한 화학제품 활용법을 전하고 있기도 합니다. 획일적인 모방과 과용이 아니라 나만의 개성과 장점을 잘 살리는 똑똑한 스타일링처럼 현명한 화학기술의 활용을 권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구촌 90억 인구는 누구나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외모든 내면이든 이런 고유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고 나눌 수 있다면 세상은 한층 더 아름다워질 텐데요. 보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램프의 요정 화학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예뻐지는 화학>은 화학연의 화학대중화 플랫폼 ‘케미러브(chemielove.krict.re.kr)’에서 누구나 손쉽게 다운로드 받아 읽어볼 수 있습니다. 단 한 번의 클릭만으로 예뻐지는 길, 놓치지 마세요!  

  • 등록일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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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Research KRICT 2023년 1분기 간추린 NEWS

KRICT 2023년 1분기 간추린 NEWS      제17대 이영국 원장 취임식 개최     화학연 제17대 이영국 신임 원장 취임식이 3월 27일 오전 10시 N2동 강당에서 개최되었다. 이영국 신임 원장은 3월 24일(금) 개최된 제188회 정기이사회에서 한국화학연구원 제17대 신임원장으로 선임됐다. 이영국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세계 최고 화학 전문 연구기관으로 도약 및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화학연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 ‘사람’, ‘비전’, ‘책임’을 3대 경영철학으로 삼고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세부실천 과제로 ▲‘경영의 중심을 사람에게’ 두되, ‘자율·소통·몰입’을 3대 키워드로 설정, ▲기관 R&R(임무 및 역할) 재정비를 통해 명확한 목표를 수립하고 추진하여 앞으로의 50년을 향한 비전 제시,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의사결정 체계 및 의견 수렴 창구 구축, ▲사회적 약자 채용 및 시설 확충, 갑질 근절 등 공공연구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임 준수를 중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대한민국 과학기술을 이끌어 온 대덕연구개발특구 출범 50주년을 맞이하여 화학연이 또 다른 50년의 새로운 역사 창출을 위해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펼쳐낸다는 뜻의 ‘제구포신(除舊布新)’의 자세로 나날이 급변하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역동적인 기관으로 구성원 모두 함께 만들어 나가길 촉구하였다. 이영국 원장은 서울대 무기재료공학 학·석·박사 학위를 받고 34년간 화학연에서 장비 기술 국산화에 크게 이바지한 LED 소자 분야 전문가이다. 1989년부터 화학연구원에서 재직하며 그린화학소재연구본부장, 정보전자소재연구센터장 등을 역임했으며, 2020년부터 2년간 한국연구재단 국책연구본부 소재부품단장을 역임하였다. 또한 한국결정성장학회 회장, 한국세라믹학회 산학협력부회장 등 다양한 대외활동을 통해 대한민국 소재 분야 발전을 위해 큰 공헌을 하였다.   대덕특구 50주년 기념, 출연연 주말개방 업무협약식     화학연은 3월 21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속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등이 참여하는 ‘대덕특구 50주년 기념 출연연 주말개방’ 업무협약을 대전시와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김복철 이사장과 협약 출연연 원장들이 참석했다. 대전시와 협약을 맺은 4개 출연연은 4월부터 연구원 시설 일부를 개방할 방침이다. 화학연은 5월과 9월 시민들이 탐방을 통해 과학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연구동을 제외한 실외 시설과 홍보관 등을 개방하기로 했다. 시는 보안, 안전사고, 쓰레기발생 등에 대비하기 위한 운영 인력을 지원한다. 특정 시간대에는 대덕특구 50주년의 의미와 기관별 주요 성과, 공간 의미 등에 대한 과학해설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화학연-한국고분자학회 간 화학소재분야 연구 교류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     화학연과 한국고분자학회 간 화학소재분야 연구 교류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이 2023년 3월 7일 행정동 중회의실에서 개최됐다. 1976년 창립한 한국고분자학회는 4,800여 명의 회원을 중심으로 매년 2천여 편의 학술 발표가 이뤄지고 있는 국내 최대의 고분자과학 및 고분자공업 학회이다. 현재 정기적인 학술대회와 함께 총 3종의 간행물을 발행하고 있으며 영문논문집인 ‘Macromolecular Research’는 2002년부터 SCI에 등재되어 있다. 화학연과 한국고분자학회는 향후 화학소재 분야 연구개발 현황과 성과, 기술 트렌드 등의 교류를 통해 고분자를 비롯한 국내 소재 산업 전반의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할 계획이다.

  • 등록일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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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Research 조류독감, 코로나19 등 다양한 바이러스를 안전하고 확실하게 차단하는 친환경 방역 기술 개발

KRICT 뉴스   조류독감, 코로나19 등 다양한 바이러스를 안전하고 확실하게 차단하는 친환경 방역 기술 개발 ?정밀·바이오화학연구본부   바이러스 차단 친환경 방역 기술을 개발한 화학연 박종목 박사 연구팀, (좌)박종목 책임연구원, (우)황태규 전문연구요원   조류독감, 코로나19, 돼지호흡기증후군 등 해마다 전 세계 인류가 바이러스로 인해 고통받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바이러스를 효율적으로 사멸하는 친환경적 방역 기술을 개발하여 기술이전했다. 화학연 박종목 박사 연구팀은 pH 중성에서 인지질 외피 바이러스를 효율적으로 사멸하는 방역 기술을 개발하여, 방역제 개발 업체인 ㈜유이케미칼에 관련 기술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유이케미칼은 이번 계약에 따라 국립환경과학원 및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사용 허가를 받은 후, 현재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조류독감, 코로나19, 돼지호흡기증후군 등 바이러스성 전염병 방역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며, 아프리카돼지열병, 돼지유행성 설사병 등의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도 지속할 계획이다. 최근 전 세계적인 ‘조류독감’(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I)으로 가금류 1억 5천만 마리 이상을 살처분하는 사상 초유의 감염사태가 발생하였고, ‘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도 어떤 변이를 일으켜 언제 다시 유행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 이외에도 인류는 ‘아프리카 돼지열병’, ‘돼지호흡기증후군’ 등의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바이러스를 방역하는 기술은 여러 제한 사항으로 인해 효능 및 안전성이 담보되지 못해온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현재 국내에서 AI 바이러스 방역에 사용되는 방역제를 성분 분류해보면 산화제 약 43%, 산성제제 약 35%, 알데히드류 약 13%, 양이온 계면활성제류 약 5%가 사용되고 있다. 대부분이 자연에 뿌려졌을 때 산화성, 산성, 부식성, 세포독성 등 크고 작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효과적인 분무방역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사멸하면서도 기존의 단점을 보완하는 ‘친환경 방역 기술·체계’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연구팀은 최초로 ‘식물성 기름’으로부터 얻어낸 ‘긴사슬 알코올 유도체’를 이용한 ‘셀-라이시스 기술(Cell-Lysis)을 도입하여 인지질 외피를 가지는 바이러스만 선택적으로, 그리고 저농도에서도 매우 빠르고 효과적으로 사멸시키는 환경친화적인 새로운 방역 기술을 개발하였다. 연구팀은 ‘셀-라이시스 기술’을 방역 기술에 적용하여, 기존 방역제의 단점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중성 방역물질 제조기술이자, 그동안 방역 효율성이 월등함에도 불구하고 생체독성, 환경파괴 등의 우려 때문에 제한되었던 ▲‘분무방역’ 방식이 가능한 친환경 방역 기술 개발에 성공하였다. 인지질로 이루어진 바이러스 세포막은 그 표면에 양이온(양전하)과 음이온(음전하)으로 이루어진 전하층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이 전하층을 이온 상호작용 없이 신속히 침투하여 세포막을 파괴할 수 있도록 비이온계의 천연 중성 계면활성제를 선정하였고, 파괴된 물질들이 안정적으로 물에 섞이도록 설계하였다. 이러한 사멸효과는 인공모델 세포막을 파괴하는 실험을 통하여 확인하였다. 본 기술은 0.05% 이하의 낮은 농도에서도 고병원성 조류독감(AI) 바이러스를 1분 이내에 99.99% 사멸하였고,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30초 이내에 99.99% 사멸하였다. 또한 본 기술의 주성분인 ‘천연 비이온계 중성 계면활성제 성분’ 인긴사슬 알코올 유도체는 매우 안전한 물질이며, 그간 사용되어 오던 방역제 대비 1/9 수준의 낮은 세포독성을 나타내었다. 또한 pH가 중성이며 할로겐이온도 검출되지 않아 부식 걱정이 없고, 피부자극성 및 동물 실험을 통한 호흡기 이상 증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본 기술의 큰 장점은 ‘셀-라이시스 기술’의 특성상 바이러스 변이와는 무관하게 방역 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이다. 또한 방역제의 표면장력이 높으면 미세기공 속으로 침투가 불가하지만, 본 기술은 낮은 표면장력을 가지므로 미세기공 속 바이러스 방역에도 유리하다. ㈜유이케미칼은 화학연에서 기술이전 받은 방역 기술의 사용승인 절차 이후, 2023년 말을 목표로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며, 이미 구축된 대량생산 체계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 진출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성과는 기존의 방역 기술 대비 보다 효율적이면서 보다 안전한 기술인 만큼, 현재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겨울철 조류독감뿐만 아니라, 아직 종식되지 못한 코로나 19, 그리고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동물 바이러스성 전염병 차단에 새로운 방역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화학연 기본사업 및 산업통상자원부 공공혁신 수요기반신기술사업화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등록일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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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Research 고령층에서 심각한 희귀 난치질환인 류마티스 관절염 및 림프암 치료 후보물질 개발

KRICT 뉴스 고령층에서 심각한 희귀 난치질환인 류마티스 관절염 및 림프암 치료 후보물질 개발 의약바이오연구본부   류마티스 관절염 및 림프암 치료 후보물질을 개발한 조희영 박사 연구팀 (가운데)조희영 박사, (좌)홍효원 박사후연구원, (우)윤새봄 학생연구원   저출산문제 등으로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고령층은 물론 중장년층에까지 널리 퍼지고 있는 대표적인 통증질환이지만,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질환인 류마티스 관절염 및 림프암 치료를 위한 실마리를 찾았다. 화학연 조희영 박사·임희종 박사 공동 연구팀은 면역체계의 오작동으로 염증이 유발되고 정상조직이 공격당하는 ‘자가면역 질환’에 대한 치료제 개발연구를 통해 IRAK4 효소의 비정상적인 기능을 억제하여 류마티스 관절염 및 림프암을 치료하는 신물질을 개발하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류마티스성 질환 및 림프암 치료기전은 관련 기업인 퓨쳐메디신㈜에 기술 이전되어 자가면역 질환 및 림프암에 대한 치료제로 개발 중이며, 본 연구성과 또한 두 기관의 협력을 통해 도출되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전 세계 인구의 1%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발병하는 가장 흔한 자가면역질환으로써, 소염제 및 생물학적 항류마티스 주사제 등의 약물이 처방되고 있으나, 대부분의 환자들은 장기간의 약물치료에 따른 내성 발현, 약효 감소 및 면역력 저하 등의 부작용으로 말미암아 여전히 고통을 받고 있다. 따라서 효과는 우수하고, 독성은 적으며, 쉽게 경구복용 가능한 새로운 기전의 선택적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가 필요한 실정이다. 한편 과도한 염증은 대표적인 발암요인이며, 특히 혈액암 중 가장 예후가 좋지 않은 타입인 ‘ABC-DLBCL형 림프암’은 IRAK4 효소를 억제하여 염증을 완화하는 것이 중요한 치료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경구로 복용할 수 있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처음 개발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약물인 ‘토파시티닙’의 경우 최근 심장마비 등 중증 심혈관계 부작용 발생위험 문제가 공식화되었고, 림프암 치료제인 ‘이브루티닙’은 장기 복용 시 내성 발현으로 다른 약물과의 병용요법이 필수적이다. 이에 연구팀은 인체의 과도한 염증 반응을 선택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물질을 찾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였고, 우리 몸속 자가면역 질환 및 림프암 세포에 존재하며 염증을 증폭하는 기능을 하는 ‘IRAK4’라는 효소의 기능을 차단함으로써, 류미티스 관절염 및 림프암을 개선하는 치료 약물인 ‘KIC-0101’ 후보물질을 개발하였다.   류마티스 관절염 동물모델 실험에서 관절염 조직에서의 염증완화 효과 및 인대손상 치유효과를 나타내었음. 화학연 개발 치료 물질(오른쪽에서 두 번째)을 투여한 결과, 정상조직에 가까운 치료 효과를 나타내었음. 이번에 개발된 약물(KIC-0101)은 류마티스 관절염 동물 모델에 투여 시 관절염 증상을 현저히 개선하였고, 림프암 약물 내성 세포에 기존 치료제인 ‘이브루티닙’과 병용투여 시 염증신호 전달을 차단하고 림프암의 크기가 현저히 감소됨을 관찰하였다. 개발된 약물(KIC-0101)을 류마티스 관절염 항체유발 동물 모델(CAIA)에 10일 간 단기 경구 투입하거나 콜라겐유발 동물모델(CIA)에 10주 간 장기 경구 투입한 결과, 부종 및 발목두께 등 관절염 수치가 68 ~ 80% 가량 감소되었고, 염증 부위가 정상수준으로 개선되는 등 치료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또한 림프암 세포를 피하에 주입한 동물 종양모델에 'KIC-0101'을 14일 동안 단독 또는 병용 투여하였고, 이 결과 병용투여 시 암조직의 성장이 80% 이상 억제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류마티스 관절염 및 림프암 치료물질은 퓨쳐메디신㈜과의 협업을 통해, 치료제 개발을 위한 비임상 실험이 수행 중이며, 이 단계가 끝나면 향후 본격적인 임상 실험에 진입할 예정이다. 이번 성과는 그동안 화학연이 지속적으로 매진해온 신약 연구를 통하여 얻어진 또 하나의 신물질로서 난치질환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글로벌 신약으로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약리학분야 국제전문학술지 ‘Acta Pharmaceutica Sinca B’ 저널의 2022년 12월에 온라인 게재되었다. 또한 이번 연구는 한국화학연구원의 기본사업의 지원을 통해 개발되었다.

  • 등록일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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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Research 화학연-㈜테크로스 간 수전해 기술 분야 연구 교류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

KRICT 뉴스   화학연-㈜테크로스 간 수전해 기술 분야 연구 교류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   화학소재연구본부   화학연-(주)테크로스 간 수전해 기술 분야 연구 교류 업무협약 체결식에 참석한 양 기관 관계자들     화학연은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전문업체 ㈜테크로스와 기후변화 문제 해결 및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수소 산업의 핵심기술인 ‘수전해 기술’ 국산화를 위한 연구 교류 업무 협약(MOU)을 체결하였다.   3월 3일(화) 화학연 N2동 중회의실에서 개최된 업무협약식에는 화학연 이미혜 전 원장, 윤성철 화학소재연구본부장, ㈜테크로스 박석원 대표이사, 권경안 중앙연구소장 등 각 기관 관계자 7명이 참석했다. 본 업무협약을 계기로 양 기관은 2023년 상반기부터 분리막 제조 기술 관련 상호 기술 교류와 기술 이전 등을 추진할 예정이며, 향후 다양한 수전해 소재 관련 연구개발과제를 공동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정부가 ‘수소경제 성과 및 수소 선도 국가 비전(2021)’을 통해 그린 수소를 2030년까지 25만 톤, 2050년까지 300만 톤을 공급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함에 따라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 기술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화학연은 수전해 시스템을 구성하는 핵심 소재인 분리막 소재 개발에 관하여 최상위 저널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해당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화학연은 가장 널리 상용화된 알칼라인 수전해부터 대규모 실증 단계의 양이온 교환막 수전해, 미래 기술로 손꼽히는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까지 주요 수전해 기술 분야에서 뛰어난 성능을 가지는 분리막 소재를 최근 잇따라 개발에 성공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고성능의 분리막 소재가 실제 수전해 시스템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실험실 수준에서 벗어나 대용량 제조 공정 기술, 스택 적용 기술 등을 아우르는 본격적인 상용화 기술 개발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   (주)테크로스 전경 (출처: techcross.com)     (주)테크로스는 2022년 2,9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시장에서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금탑 산업 훈장, 1억불 수출탑, 장영실상, 국가녹색기술대상, 대한민국 친환경대상 등 우수한 기술력을 다수의 수상 경력을 통해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평형수 처리장치의 핵심인 전해조 기술을 바탕으로 알칼라인 수전해와 양이온 교환막 수전해 시스템 등 그린 수소 생산 기술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양 기관은 그동안 연구실 스케일에서 주목받아 왔던 고성능 분리막 소재의 상용화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한 수전해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한 공동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그린 수소 생산 기술 개발로 수소경제 확산 및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하고, 첨단 소재 및 시스템 국산화와 국내 가치사슬 구축에 앞장 설 예정이다.   또한 상호 긴밀한 협력으로 향후 수전해 기술분야 연구 활성화를 통해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수한 분리막 소재 기술을 보유한 화학연과, 수전해 스택 및 시스템 제조 기술력을 가지는 중견기업의 협력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 등록일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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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Research 기존 상용막 대비 성능이 80% 이상 향상된 친환경 수소 생산용 고성능 전해질막 개발

KRICT 뉴스 기존 상용막 대비 성능이 80% 이상 향상된 친환경 수소 생산용 고성능 전해질막 개발 화학소재연구본부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가지사슬 구조의 새로운 전해질막 소재를 개발한 화학연 김태호 박사 연구팀(좌)김태호 책임연구원(센터장), (우)안수민 박사후연구원   수소 산업이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이자 기후변화 문제 해결 및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기술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물 전기분해를 통해 친환경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장치의 핵심 소재이자 기존 대비 수전해 성능이 80% 이상 향상된 고성능 전해질막을 개발하였다. 화학연 김태호·안수민 박사, 강원대학교 조용훈 교수 공동연구팀은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 양이온 교환막 수전해 장치에 적용 시 ▲수소 이온은 원활히 이동하면서 ▲수소 기체의 투과는 억제할 수 있는 가지사슬 구조의 새로운 전해질막 소재를 개발했다. 본 기술을 수소 경제 구현의 핵심인 ‘수전해 기술’에 응용한다면 그린수소를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비싼 상용소재를 대체하여 수소 생산 비용을 낮추고, 핵심 소재 국산화와 수소 기술 확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에너지원으로 수소와 암모니아 가스가 최대 15.7% 비중이 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특히 수소는 에너지, 철강, 화학 등 다양한 산업에서 2050년 기준 6.5억 톤이 소비되며, 글로벌 수소 시장이 5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그러나 현재 글로벌 수소 생산량의 99%는 화석연료에서 추출되고 있어, 이산화탄소가 함께 배출된다. 결국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탄소 배출이 없는 그린수소 생산 기술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물에서 수소를 대량 생산하고, 태양광, 풍력 등의 재생 전력을 활용하여 수소 생산 전 과정이 친환경적인 수전해 방식이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다. 이러한 수전해 방식의 수소 생산 효율은 높이면서도 화재나 폭발의 위험 없이 안전하게 운전하기 위해서, ▲수소 이온은 빠르게 전달하면서 ▲수소 기체는 투과하지 않는 전해질막 소재 기술 확보가 관건이다.   (좌) ACS Energy Letters 12월호 Supporting 표지 논문 선정 / (우) 양이온 교환막 수전해 시스템 특히 흐린 날씨의 태양전지 등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적을 경우 수전해 이후 산소와 수소의 혼합 비율이 커짐에 따라 화재나 폭발 발생 가능성이 증가한다. 따라서 발전량 변동과 무관한 ‘낮은 투과율’의 전해질막 개발이 필수적이다. 최근 높은 효율과 넓은 운전 범위 구현이 가능한 ‘양이온 교환막 수전해’ 기술이 대표적인 수전해 기술로 손꼽히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나피온(Nafion)’과 같은 불소계 고분자막이 주로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낮은 기체차단성, 막 두께로 인한 성능 저하, 제조·폐기 시 환경문제, 경제성 등의 여러 단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화학연과 강원대 공동 연구팀은 튼튼한 엔지니어링 고분자 기반의 화학구조를 가지면서 수소 이온을 전달하는 기능이 부여된 ‘가지사슬’을 도입하였다. 수소 이온을 전달하는 부분과 막의 강도를 유지하는 부분이 나노미터 크기로 분리된 구조를 가지도록 설계하여, ▲수소 이온이 원활하게 이동(높은 전도도)할 수 있으면서 ▲수소 기체의 투과는 억제(낮은 투과율)할 수 있는 새로운 전해질막을 개발하였다. ‘높은 전도도’와 ‘낮은 투과율’은 상충관계로서, 동시에 확보하기는 쉽지 않은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연구팀이 개발한 전해질막은 기존 상용막과 비교해 ▲80℃에서 1.6배 이상 향상된 수소 이온 전도도와 ▲기존 대비 약 3분의 1 수준의 낮은 수소 기체 투과율을 나타내었다. 결과적으로, 수전해 장치에 적용한 결과 1.9V에서 약 6,000mA/cm²의 전류밀도를 나타내었는데, 이는 동일한 조건에서 기존 상용막을 적용한 결과 대비 80% 이상 증가된 수치이다. 이번에 개발된 전해질막은 불소계 화합물을 사용하지 않아 제조와 폐기 시 환경문제 발생을 줄일 수 있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향후 기존 상용막을 대체할 경우 수전해 장치의 설치비용과 운전비용을 낮추어, 그린수소 생산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성과는 상용 수전해 전해질막이 가지는 성능과 안전성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원천 소재 기술이며,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기존의 고가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국산화 소재 기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ACS Energy Letters'(IF: 23.991) 2022년 12월호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또한 이번 연구는 화학연 기본사업, 과기정통부 나노및소재기술개발사업, 수소에너지혁신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등록일2023-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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