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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Review

Krict 이모저모 코팅의 세계

화학 바로 알기 ? 코팅의 세계 백제의 단아한 미의식을 잘 보여주는 부여의 관광명소 궁남지. 이곳은 여름철 넓은 저수지 곳곳에 연꽃이 필 때면 더욱 아름다워집니다. 비가 온 뒤에는 연잎 가운데 모여 이리저리 옥구슬마냥 또르르르 굴러다니는 물방울도 어린이 관람객들에게 인기인데요. 이렇게 연잎이 젖지 않는 것은 표면의 기름성분과 미세돌기가 만들어내는 발수성 때문입니다. 이렇게 물을 밀어내는 천연의 코팅제 덕분에 연꽃은 물속에서도 썩지 않고 매년 여름 풍성한 잎과 꽃을 피웁니다. ? <a :="" area-hidden="true" class="se-module-image-link __se_image_link __se_link" data-linkdata="{" data-linktype="img" https:="" mdaxntk1mjewmtk0mjm4.yz_fjwy1z2wfmpj8xi_yz6pqorjyinzrpzod-j2qzoeg.li67jikw6_epffdimapbnckusfgafv0hgjygvgqq4bug.jpeg.krictblog="" mjaymda3mjbfmtqz="" postfiles.pstatic.net=""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font: inherit; vertical-align: baseline; position: relative; display: block;"> ? 단순 장식에서 스마트 기능까지 재료의 겉면에 얇은 막을 입히는 코팅(coating)은 인류의 타고난 미적 감각과 함께 상승 발전해왔습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위해 화장을 하는 것처럼 중요한 제례 도구와 건축물들을 장식하다가 점차 생각지도 못한 장점들에 눈을 뜨게 된 것이지요. 아름다운 색상이나 매끄러운 광택뿐만 아니라 부식과 마모를 막는 기능들이 더해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 대대로 전해지는 경험 위에서 조금씩 종류와 조성을 달리하며 이어지던 코팅 기술은 과학기술, 특히 표면과학(surface science)의 등장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됩니다. 물체 내부의 원자는 이쪽저쪽 위 아래로 다른 원자들과 손을 맞잡고 단단하고 안정적으로 결합을 합니다. 하지만 물체의 표면에 있는 원자는 결합할 외부의 원자가 없기 때문에 늘 한쪽이 허전합니다. 그래서 내부의 원자들과 다른 원자배열을 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물체의 내부나 전체에서 예상할 수 있는 것과는 다른 특성을 갖게 되는 원인이 되지요. ? 물체의 가장 바깥쪽에서 나타나는 이런 독특하고 다양한 물리·화학적 현상을 연구하는 표면과학의 발전은 단순히 바르고 칠하던 코팅을 현대문명 전반의 핵심요소로 끌어올렸습니다. 금속이나 목재, 석재 등의 외부를 장식하고 강화하는 데서 나아가 섬유, 유리, 플라스틱 생활용품부터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로켓엔진 같은 첨단산업까지 인류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도구와 제품에 내열성·내식성·내마모성·전도성·접착성·윤활성·광반사성·자기특성 같은 고기능들을 부여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채소나 과일, 쌀과 같은 곡물의 표면에도 코팅제를 입혀 부패 방지와 신선도 유지를 꾀하고 있는데요. 코팅이 단순한 기능 개선을 넘어 전혀 다른 차원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지요. 화학연에서 연구가 한창인 ‘스마트 코팅 기술’도 마찬가지입니다. 100℃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도 경화되는 에너지 저감형 저온경화 코팅소재, 스크래치나 균열을 스스로 메우는 자기치유 코팅소재, 차량 충돌을 예방하는 라이다 반사 코팅소재 등이 그것입니다. ? 테프론과 대통령 <a :="" area-hidden="true" class="se-module-image-link __se_image_link __se_link" data-linkdata="{" data-linktype="img" https:="" mdaxntk1mjezmjk4mte5.kriawh2bs4bsoebtjcmbomfa7chcoksfvmeyot7bw28g.objuqydwf9dv1l9wikhrsjzkqjkxk6sxl21ugi7mmlsg.jpeg.krictblog="" mjaymda3mjbfmzeg="" postfiles.pstatic.net=""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font: inherit; vertical-align: baseline; position: relative; display: block;"> ? 코팅 기술의 발전상을 일상 가까이에서 확인하기에 가장 좋은 제품들은 스마트폰과 프라이팬입니다. 작고 예민한 수백 가지의 부품과 소자가 집적되는 스마트폰은 어느 하나의 고장만으로도 제품 전체를 못 쓰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투명한 액정과 보안, 결제수단으로 대중화된 지문인식 버튼은 긁힘이나 지문 같은 오염에도 강해야 하지요. 이런 스마트폰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지켜주는 것이 기체를 매개체로 한 화학증착법과 물리증착법 등의 첨단 코팅 기술입니다. 21세기 정보통신 혁명의 대표적인 일등 공신들이지요. ?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Poly Tetra Fluoro Ethylene, PTFE) 역시 코팅의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줄여서 ‘테프론’이란 상품명으로 유명한 이 불소수지는 1938년 듀퐁사의 연구원이 냉매인 프레온 가스를 만들다가 우연히 발견한 물질입니다. 제2차세계대전 당시 맨하탄 프로젝트를 통해 뛰어난 내구성과 함께 반응성과 인화성이 없는 안전함이 알려지며 주로 화학물질 저장용기, 베어링·캐스킷 등의 공업용구, 시약병 같은 실험도구 등에 사용되다가 유럽의 조리기구 회사를 통해 코팅 프라이팬으로 탄생하게 됩니다. ? 재미있게도 테프론은 특유의 내구성과 윤활성 때문에 사회 이슈를 빗대는 시사용어로도 종종 사용됐습니다. 어떤 잡음과 실책에도 아무런 정치적 타격을 받지 않아 ‘테프론 대통령’으로 불린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그런 경우입니다. 이후 테프론은 미국 정치계의 보통명사가 되었는데요.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 조지 윌은 ‘테프론 특성’의 정치인들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어느 방에 들어갔다고 하자. 그런데 천장이 무너졌다. 하지만 얼굴에 반창고 하나 붙일 필요도 엇이 상처 하나 입지 않고 당당히 걸어 나올 수 있는 사람.” ? ? 아는 것을 안다고 하라 음식이 잘 눌러 붙지도 않을 뿐더러 설령 남아도 미지근한 물과 스펀지로 가볍게 씻어낼 수 있는 테프론 코팅 프라이팬의 등장은 계란 한 개만 부쳐 먹어도 흔적을 지우는 데 많은 수고를 해야 했던 주방에 일대 혁신을 불러옵니다. 요즘에는 프라이팬이라고 하면 당연히 코팅팬을 떠올릴 만큼 대중화되었지요. 주철이나 알루미늄 냄비보다 기름을 적게 사용해도 되니 지방 과다섭취를 막는 건강상의 이점도 추가됐습니다. 하지만 설거지를 심하게 하면 코팅이 벗겨져 중금속이 나온다거나, 음식물 없이 가열하면 코팅이 타면서 암을 유발하는 증기가 발생한다는 소문이 소비자들을 불안하게 했습니다. ? 막연한 불안의 가장 큰 원인은 ‘무지(無知)’입니다. 이런 공포심은 전염성도 강해 역사 속 많은 이들이 “무지는 순수가 아니라 죄악”(영국 시인 브라우닝)“ “차라리 모르는 게 잘못 알고 있는 것보다 낫다”(미국 제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라”(공자) 같은 경계의 말들을 남기고 있는데요. 프라이팬 코팅의 유해성을 둘러싼 논란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코팅이 타면서 발생하는 발암물질에 관한 소문은 2017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연구원의 검사를 통해 기준치보다 5배가 넘게 나와도 인체에는 영향이 없는 밝혀졌습니다. ? 바닥 코팅이 벗겨지면 중금속이 나온다는 우려 역시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실험을 통해 근거가 희박한 주장임이 드러났는데요. 코팅의 손상 정도와 상관없이 금속 성분은 거의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그래도 불안하다면 좀 더 자주 코팅프라이팬을 교체하는 것이 도음이 될 것이라 조언했는데요. 기름으로 재료를 조리하는 서구에서는 부드러운 수세미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갖은 양념과 찰기가 있는 곡물을 많이 사용하는 우리 식문화에서는 금속 실이 포함된 수세미를 사용하기 때문에 아무리 안정한 코팅이라도 흠집이 나면서 벗겨지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지요.

  • 등록일2021-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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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이모저모 “X·Y·Z 세대 모두 모여라

KRICT 화학대중화 ? “X·Y·Z 세대 모두 모여라" 2020 화학창의콘텐츠 공모전 ? 해가 갈수록 점점 더 뜨거운 참여 열기 속에 국내 대표 과학 공모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2020 화학창의콘텐츠 공모전’의 작품 접수가 지난 6월 30일 성황리에 마감되었습니다. <a area-hidden="true" class="se-module-image-link __se_image_link __se_link" data-linkdata="{" id"="" :="" "se-4bb6a70e-946a-426c-b6ee-574975f607ef",="" "src"="" "https:="" postfiles.pstatic.net="" mjaymda3mtzfodig="" mdaxntk0odg4mzy3njg0.iooguiysmtswxx6rycrd5cc2osowbfpv95ms18vxm2wg.ahosl5z2dt0q-uqs2u_lx_hknpfh9uqm6jcvyschogwg.jpeg.krictblog="" 2020_%ed%99%94%ed%95%99%ec%b0%bd%ec%9d%98%ec%bd%98%ed%85%90%ec%b8%a0_%ea%b3%b5%eb%aa%a8%ec%a0%84_%ec%b9%b4%eb%93%9c%eb%89%b4%ec%8a%a4_v2_(1).jpg?type="w773"," "linkuse"="" "false",="" "link"="" ""}"="" data-linktype="img"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font: inherit; vertical-align: baseline; position: relative; display: block;">수상작을 뽑기 위한 심사는 1차 심사, 대국민 투표, 최종 심사 등 3단계로 이뤄져 있는데요. 현재 1차 심사를 거쳐 이모티콘 부문 39개, 광고영상 부문 43개 작품(동점작 포함)이 추려졌습니다. 이 작품들은 7월 14일부터 19일까지 공모전 사이트에서 대국민 투표를 거치게 됩니다. 이후 7월 22일 최종 심사 및 저작권 확인을 거쳐 8월 초에 공모전 사이트와 케미러브 홈페이지를 통해 수상작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http://www.spectory.net/krict/chemistry *케미러브 홈페이지:?http://chemielove.krict.re.kr ? 이렇게 전문가와 국민들의 선택을 받은 수상작은 카카오톡 등 메신저 서비스 이모티콘과 유튜브 광고영상 등에 활용되며, 한국화학연구원 홈페이지와 유튜브, SNS 등과 전시행사 등에도 화학의 역할과 가치를 알리는 콘텐츠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 등록일2021-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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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Research 화학연, 차세대 이차전지 핵심소재 연구단으로 선정

KRICT News 화학소재연구본부 에너지소재연구센터 “한 번 충전으로 서울과 부산을 왕복할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를 만들겠다” 석정돈 차세대 이차전지 핵심소재 연구단장(화학연 에너지소재연구센터장)은 인터뷰에서 당찬 포부를 밝혔다. <a area-hidden="true" class="se-module-image-link __se_image_link __se_link" data-linkdata="{"id" : "SE-834cf333-4d4d-4615-a34b-a99befcb3013", "src" : "https://postfiles.pstatic.net/MjAyMDA3MTBfMjUy/MDAxNTk0MzY4MzQ0MDEz.RbWilbsjh8dTvLllPv4oAGFY5NkTlUvmDpUGkuikpXAg.wMdZzy9KWmLBY_bOncujir2OCKiIlg8QkKyKt4O1nbMg.PNG.krictblog/SE-0fb22c1e-4c08-4885-9b76-ad6b77c11ece.png", "linkUse" : "false", "link" : ""}" data-linktype="img"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font: inherit; vertical-align: baseline; position: relative; display: block;"> 한국화학연구원 차세대 이차전지 핵심소재 연구단 한국화학연구원이 차세대 이차전지 핵심소재 연구단의 총괄 연구기관으로 선정됐다. 이 연구단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 아래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의 일환으로 6월 17일 공식 출범한 소재혁신선도프로젝트 9개 연구단 중 하나다.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 사태에 발 빠르게 대응해온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 등 주력산업 분야 핵심소재 공급 안정화를 위해 새로운 연구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화학연 석정돈 화학소재연구본부 에너지소재연구센터장이 연구단장을 맡아 5년간 연구단을 이끈다. ? 1회 충전당 800㎞를 주행하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를 만드는 게 목표다. 한 번만 충전하면 서울과 부산을 왕복해 달릴 수 있는 거리다.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는 현대차 코나EV와 기아차 니로EV의 1회 충전당 주행거리는 각각 406㎞, 385㎞이다. 이를 위해 이차전지 용량을 늘려야 한다. 연구단은 이차전지의 4대 핵심소재(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중 음극재에 흑연 대신 리튬금속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론상으로 리튬금속의 용량은 3,650mg/A로 흑연(360mg/A)보다 10배나 크다. 걸림돌은 리튬금속의 반응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리튬금속은 용량이 크지만, 폭발성이 높아서 상용화되지 못했다. 이 문제를 연구단은 고체 전해질로 돌파한다는 복안이다. 배터리 내부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바꿔 배터리의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주행거리를 대폭 늘리면서도 안정성이 높은 이차전지 소재를 만들 계획이다. ? 현재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이끄는 건 한국의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다. 3사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30%를 돌파했다. 하지만 배터리 핵심소재의 원천 특허는 일본이 가지고 있다. 실제로 이차전지 4대 핵심소재의 국산 점유율은 평균 9%에 불과하다. 석정돈 단장은 “세계 전기차용 이차전지 점유율이 30%를 차지하지만, 소재 공급선을 막아버리면 국내 기업들은 이차전지를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하는 이유다. 이번 연구단의 진행방식은 이전과 다르다. 연구를 위한 R&D가 아니라 시장을 위한 R&D를 하겠다는 것이다. 각 소재의 원천기술을 확보하는데 그치지 않고, 부품에 적용할 수 있는지 판단하고 검증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R&D를 진행하면서 기업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예정이다. 화학연이 총괄연구기관을 맡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등의 정부출연연구기관, 울산과학기술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서울대, 건국대 등의 대학뿐 아니라 기업도 함께 참여한다. 연구기간은 2020년 5월 1일부터 2024년 12월 31일까지이며, 총 연구비는 140억이다. ? <a area-hidden="true" class="se-module-image-link __se_image_link __se_link" data-linkdata="{"id" : "SE-b6730571-2380-4fdd-9f3c-dffabe8ccf1a", "src" : "https://postfiles.pstatic.net/MjAyMDA3MTBfODUg/MDAxNTk0MzY4NDQxODc0.smAR3XDmOyucyfzDRDjXGN-K6K4hkpKwHEXkKbfhY94g.Os--2nbk0N4r_Lv1AY-OybrUYHLw1OohLx29tgirk0gg.PNG.krictblog/noname04.png", "linkUse" : "false", "link" : ""}" data-linktype="img"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font: inherit; vertical-align: baseline; position: relative; display: block;"> 한국화학연구원 차세대 이차전지 핵심소재 연구단(첫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우미혜 선임연구원, 석정돈 책임연구원,김도엽 선임연구원, 김동욱 책임연구원, 한미정 책임연구원) <a area-hidden="true" class="se-module-image-link __se_image_link __se_link" data-linkdata="{"id" : "SE-05058b8f-3299-4626-8422-7f95e0cb1df8", "src" : "https://postfiles.pstatic.net/MjAyMDA3MTBfMTQw/MDAxNTk0MzY4NDkxOTE4.5_qXfDFpPyu84NtL0lg_yJAYvaEmjce3unZYE0CNKe8g.peSQHYPM2kPJPY22dlKz_fFqU4pR2XnzWy_ZM7uNMs0g.PNG.krictblog/noname05.png", "linkUse" : "false", "link" : ""}" data-linktype="img"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font: inherit; vertical-align: baseline; position: relative; display: block;"> 한국화학연구원 차세대 이차전지 핵심소재 연구단(김도엽 선임연구원(앞), 석정돈 책임연구원(뒤))

  • 등록일2021-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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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Research 꿈의 신소재 그래핀 연내 대량 생산한다

화학연 이제욱 박사팀, 흑연에 전기 흘려 그래핀 벗겨내는 전기화학 박리공정 개발 화학연-㈜엘브스지켐텍, 국내 채굴 흑연으로 고품질 그래핀 대량생산 ? <a :="" area-hidden="true" class="se-module-image-link __se_image_link __se_link" data-linkdata="{" data-linktype="img" https:="" mdaxntg5ody0mjc3nzm0.vsf3wrew-lasg4jrcl149vnofqffpal5r6jkbqwfpn0g.zakokm0oj7rhf3l29bykrrqtbhqv3y_4brfkag6iodmg.jpeg.krictblog="" mjaymda1mtlfmtq2="" postfiles.pstatic.net=""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font: inherit; vertical-align: baseline; position: relative; display: block;"> 그래핀은 흑연의 한 층(0.2㎚의 두께)을 벗겨낸 것으로, 탄소들이 벌집 모양의 육각형 그물처럼 배열된 평면구조이다. 2004년 영국의 가임(Andre Geim)과 노보셀로프(Konstantin Novoselov) 연구팀이 상온에서 투명테이프를 이용하여 흑연에서 그래핀을 떼어 내는 데 성공한 공로로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 한국화학연구원과 국내 중소기업이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을 올해 내 양산화한다. 국내에서 산업용 그래핀을 대량 생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 그래핀은 흑연을 한 층만 벗겨낸 것으로, 강도와 열 전도성, 전기전도성 등 성능이 매우 뛰어나 꿈의 신소재로 일컬어졌지만, 10여 년간 대량생산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 세계적으로 산업용 그래핀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된 적은 없다. 고품질의 그래핀을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생산하는 게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화학연구원 화학공정연구본부 이제욱 박사팀은 ‘차세대 전기화학 박리공정’을 개발하고, 이 공정을 적용한 멀티 전극 시스템을 만들었다. ? 멀티 전극 시스템은 전해질 용액 수조에 ‘금속 전극-흑연 전극-금속 전극’을 샌드위치처럼 배치한 묶음을 여러 개 담가놓은 장치다. ? 한국화학연구원 화학공정연구본부 이제욱 박사팀이 개발한 ‘차세대 전기화학 박리공정’을 적용한 멀티 전극 시스템 ? 이 장치는 흑연 전극에 전기를 흘려보내 그래핀을 아주 얇은 층으로 벗겨내는 방식으로, 이렇게 벗겨진 그래핀은 장치 하단의 필터를 통해 용액과 분리되어 가루 형태로 추출된다. ? 현재 이 장치로 고품질의 그래핀을 1시간이면 생산할 수 있는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이다. 또 그래핀 1g당 가격도 2,0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해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 이는 기존 그래핀 생산기술인 ‘화학적 합성 공정’보다 생산시간과 가격, 품질 등 모든 면에서 우수한 것이다. 화학적 합성 공정은 흑연을 강산으로 처리해 그래핀을 얻는 방식으로, 현재 주로 연구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 한국화학연구원 이제욱 박사는 “화학적 합성 공정의 경우, 강산 처리로 인해 그래핀의 강도, 열 전도성, 전기전도도 등의 품질이 급격히 떨어지고, 나중에 환원처리를 하지만 100% 수준으로 품질이 회복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a :="" area-hidden="true" class="se-module-image-link __se_image_link __se_link" data-linkdata="{" data-linktype="img" https:="" mdaxntg5odyzotyxodgx.sza_sw9s_btny-6qblj7_o_rbr2gdudw0gkipwza2yyg.dnt8ipfh66f7idixsqboxgifoif36vhawyte-qq8s9ug.png.krictblog="" mjaymda1mtlfntmg="" postfiles.pstatic.net=""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font: inherit; vertical-align: baseline; position: relative; display: block;"> 한국화학연구원 이제욱 책임연구원(우)과 권연주 연구원(좌)이 멀티 전극 시스템으로 생산한 그래핀 용액과 가루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두 연구원 뒤에 있는 장치가 차세대 전기화학 박리공정이 적용된 멀티 전극 시스템이다. ? 한국화학연구원은 이 같은 기술을 개발해 ㈜엘브스지켐텍에 이전하고, 올해 연말까지는 고품질의 그래핀을 대량 생산한다는 목표로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 현재 ㈜엘브스지켐텍의 모회사인 엘브스흑연㈜은 국내 흑연광산의 채굴권을 확보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흑연 채굴에 들어간다. 지금까지 중국 수입에 의존하던 고품질의 흑연을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대량 생산되는 그래핀은 우선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의 열을 방출하는 방열부품, 전기자동차의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도전재와 전극 등에 적용할 예정이다. ? 현재 전자제품의 방열 부품에는 흑연 시트가 주로 쓰이는데, 유연성이 떨어지는 탓에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생산의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그래핀은 유연성과 가공성이 뛰어나 흑연 시트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한국산업평가관리원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그래핀 시장은 900억 달러로 추정되며, 2025년에는 2,400억 달러로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 ㈜엘브스지켐텍 박철용 대표는 “값싼 고품질의 그래핀을 대량으로 시장에 공급해 지난 10년 동안 열리지 않았던 그래핀 상용화의 문을 2021년까지 활짝 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엘브스지켐텍은 안성에 엘브스흑연연구소를 설립하고, 그래핀 양산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한편,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벤처형전문소재기술개발사업’과 ‘탄소산업기반조성사업(고부가가치 인조흑연 소재기술개발)’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 등록일2021-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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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Collabo 탄소 기반 미래 핵심기술 사업의 동반자

KRICT Collabo 탄소 기반 미래 핵심기술 사업의 동반자 ㈜유니코정밀화학 ? 1976년 설립한 유니코정밀화학은 제철산업에 사용되는 프로세스 케미컬 제조사업으로 시작해 고기능성 표면처리 화학약품 제조사업, 가전제품 등의 표면을 미려하게 마감해주는 VCM용 필름 사업 등을 주로 해온 유망 강소기업입니다. 설립 후 40여 년 간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수출확대를 통해 2015년 글로벌 강소기업 선정, 2016년 1,000만 불 수출의 탑 수상, 2018년에는 월드클래스 300 기업과 KDB Challengers 200 기업으로 선정되며 성장을 거듭해왔습니다. 최근에는 산유국에서 사용하는 Oil&Gas 케미컬 기술 개발에 성공해 새로운 성장을 꿈꾸고 있습니다. 미래 기술 사업의 든든한 파트너를 만나다 <a :="" area-hidden="true" class="se-module-image-link __se_image_link __se_link" data-linkdata="{" data-linktype="img" https:="" mdaxntk1ode1mjg0mdu3.vyfc7x6wuhmrf1fp02uznpgqvqsf-rsfy6bwpkhr5byg.biywute9agio1pgbjhlaiy-elfudzjhoydwzlwqbk-wg.jpeg.krictblog="" mjaymda3mjdfmjgy="" postfiles.pstatic.net=""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font: inherit; vertical-align: baseline; position: relative; display: block;"> “2010년대 초반까지 표면처리제 사업 위주로 매출의 50% 이상을 포스코에 의존하고 있었어요.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했죠. 그러다가 이차전지와 관련된 음극재 기술개발이라는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게 됐는데, 이 분야의 전문가를 찾다 보니 화학연과 만나게 됐습니다. 화학연은 풍부한 연구개발 경험과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어 화학 관련 기업에는 꼭 필요한 국내 유일의 화학전문 국책연구기관입니다. 화학연과 2012년 첫 연구과제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긴밀하게 협력하며 유니코정밀화학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나가고 있지요.” (이용진 유니코정밀화학 부사장) ? 유니코정밀화학이 한국화학연구원이라는 든든한 동반자를 만나게 된 것은 지난 2012년 Oil&GAS 케미컬 사업과 관련해 기술 조언을 받기 위해서였습니다. 국내에서 크루드 오일(crude oil, 원유)을 연구해본 경험은 화학연이 유일했기 때문입니다. ? 유니코정밀화학과 화학연은 현재 국내 최초로 탄소 기반의 고기능성 제품 생산을 위한 피치코크스(pitch cokes) 제조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피치코크스는 인조흑연이나 이차전지용 금극재 등의 원료가 되기 때문에 미래 신사업의 중요한 원료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피치코크스 제조 원천기술은 미국, 일본, 독일, 중국 등 일부 국가만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그동안 일본 등에서 수입해 사용해왔습니다. ? 현재 석탄에서 피치코크스의 원료를 얻는 기술은 포스코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석유계 기술개발은 유니코정밀화학이 국내에서 처음이자 유일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업 R&D 비율 중 60~70%가 탄소 관련 사업일 정도로 이 분야는 회사의 미래가 걸려 있는 중요한 신사업 분야라 할 수 있습니다. 미래 첨단산업의 핵심소재, 음극재 <a :="" area-hidden="true" class="se-module-image-link __se_image_link __se_link" data-linkdata="{" data-linktype="img" https:="" mdaxntk1ode1mjk0mtq5.xqlnmx8rjtkzcbhqlkpwvm1ddo56iifcxrci2zvhauyg.zpv5lcpsmggaj1ciigfopyf5guq5vrxx-alvbjqkzfwg.jpeg.krictblog="" mjaymda3mjdfmjaz="" postfiles.pstatic.net=""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font: inherit; vertical-align: baseline; position: relative; display: block;"> 유니코정밀화학과 화학연은 피치코크스 기술개발을 기반으로 이차전지용 인조흑연 음극재 기술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음극재는 이차전지 충전 때 양극에서 나오는 리튬이온을 음극에서 받아들이는 소재로 흑연 등의 탄소 물질을 주원료로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탄소 산업은 첨단산업에서 점차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2011년 2,553억 달러에서 2020년 1조 3,617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차전지는 휴대전화, 노트북, 컴퓨터, 카메라 등 현대인들의 필수품인 전자기기뿐만 아니라 전기자동차의 핵심소재이며, 부가가치가 높아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 유니코정밀화학이 화학연과 함께 수행한 첫 연구과제는 ‘저급원료를 활용한 이차전지용 음극재 소재·공정기술개발’이었습니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수행한 이 과제를 통해 음극재를 만들 수 있는 공정기술 기반을 마련했고, 2015년부터는 탄소 분야 전문가인 임지선 박사와 ‘이차전지용 탄소계 음극재 제품화 사업’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원료 물질인 피치코크스를 만들고 인조흑연 음극재 제조기술을 개발해 2022년까지 상용화하는 게 최종목표입니다. ? “탄소 소재 산업은 기초 원료와 중간 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므로 국산화에 성공할 경우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유망한 사업 분야입니다. 유니코정밀화학은 새로운 기술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고, 자체적으로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과 제조설비도 보유하고 있어 중소기업이지만 기술 경쟁력만큼은 대기업 못지않습니다.” (임지선 탄소산업선도연구단 박사) ? 유니코정밀화학은 화학연과의 공동 연구로 이차전지 음극재 제조기술을 개발하며 요소 기술로 제품을 생산해 이미 구체적인 성과를 얻고 있습니다. 연간 50억 원 규모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으며 연구원들을 채용해 고용창출에도 일조하고 있습니다. 현재 화학연에서 교육을 받고 입사한 직원은 7명 정도로, 화학연에서 실제 연구에 참여했기 때문에 기업에서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습니다. 유니코정밀화학은 2017년 화학연 중소기업부설연구소 육성센터에 입주해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프로그램을 활용하며 직원들의 전문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에서 구비하기 어려운 고가의 전문장비 활용은 물론이고, 기본적인 화학물질 분석 프로그램 교육과 함께 화학연이 축적해온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습니다. 경험과 전문성으로 한계를 극복하다 이차전지용 인조흑연 음극재 기술은 국산화를 통해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할 수 있어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연구개발입니다. 인조흑연은 일본에서 수입해온 스마트폰 방열소재, 태양광 사업에 필요한 실리콘 제조용 흑연블록 등에 쓰일 수 있어 향후 국산화에 성공하면 여러 분야에 응용할 수 있습니다. ? 함께 과제를 진행해나가면서 순조롭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피치코크스 원료인 석유 진사유는 원유 수입지와 회사의 정유 프로세스에 따라 화학적 조성이 달라 같은 실험을 진행해도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게대가 인화성 물질인 석유계 물질 실험은 법적 인가를 받아야 하는데,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으로서는 인가를 받기 위한 장비와 시설을 갖추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 “같은 사람이 실험해도 상이한 결과가 나오다 보니 균질한 피치코크스를 얻기가 힘들었어요. 그때 임지선 박사가 컴퓨터 작업을 통해 반복적으로 시뮬레이션하고 통계를 내서 우리만의 기준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같은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하기에는 축적된 경험도 부족하고 장비나 인력의 한계 때문에 힘든 작업이었는데, 화학연의 도움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용진 부사장은 임지선 박사가 거시적으로 연구개발 흐름을 읽고 시장의 동향을 파악해준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 “하나의 R&D 과제를 수행하더라도 시작할 때와 달리 고객의 요구 수준이 높아지고, 시장 동향도 변하기 때문에 이에 즉각 대처하며 목표 추격형으로 상용화를 준비해나가야 합니다. 기업으로서는 팔릴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니까 현재 고객이 원하는 걸 파악하는 게 중요하죠. 연구를 진행하면서 변화하는 시장의 요구에 대응하여 현재 시장의 트렌드에 맞게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사업화를 위해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들을 기업과 함께 끊임없이 논의하고 연구하면서 대처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입니다.” (임지선 박사)

  • 등록일2021-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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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Collabo 할머니는 다 계획이 있으셨다

KRICT 젊은과학자 ? 할머니는 다 계획이 있으셨다 송창은 에너지소재연구센터 박사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갓 개업한 식당과 가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성경구절입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이들의 굳은 각오와 희망이 고스란히 느껴져 늘 ‘꼭 이루어지기를’ 함께 기원하게 되는데요. 이 문구는 송창은 박사에게도 의미가 각별합니다. ? 이름값을 한다는 것 ? “창성할 창(昌), 끝 은(垠)이란 이름을 할머니께서 지어주셨습니다. 나름 귀한 손주라고 철학관에 가서 받아오신 이름이지요(웃음). 크면서 제 이름에 왜 ‘끝’이란 단어가 들어갔는지 의아했는데 요즘 보면 정말 이름처럼 살고 있구나 생각을 하곤 합니다. 할머니의 바람대로 끝까지 제대로 이름값을 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고요.” ? 송 박사의 고향은 영화 ‘국제시장’으로 유명한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입니다. 자갈치시장과 영도다리를 뛰어다니며 어린 시절을 보낸 자신을 “토종 부산 갈매기”라고 소개하는데요. 그는 부산 특유의 시원시원하고 막힘없는 말투로 “공부는 정말 못했다”고도 털어놓습니다. ‘미양미양가’ 일색이었던 그의 성적표가 ‘우수수수수’로 바뀌게 된 건 5학년 때부터였습니다. “평범하고 공부도 못했는데 뭐를 예쁘게 보셨는지 담임선생님께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어요. 덕분에 더 칭찬을 듣고 싶어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고, 덩달아 자존감도 조금씩 높아졌지요.” ? 그는 특이하게도 문과로 고교에 입학했습니다. 하지만 집안 사정상 대학은 공대로 진학했는데요. 취업이 잘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산해양대 반도체물리공학과에 입학한 그는 첫해부터 큰 좌절을 겪게 됩니다. 미적분학이며 대학물리 같은 기초과목조차 따라잡는 게 쉽지 않았던 것이지요. “초반에는 하면 안 될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마음처럼 쉽지가 않았습니다. 현실을 잊으려고 게임에 빠져들면서 자주 수업을 빼먹게 되고 결국 학사경고까지 받았지요. 그래서 한 학기 만에 군대에 갔는데 제대할 때가 다가오니 다시 걱정이 태산이었습니다. 복학이 두려울 정도였습니다.” ? 수학·과학이 두려웠다 <a :="" area-hidden="true" class="se-module-image-link __se_image_link __se_link" data-linkdata="{" data-linktype="img" https:="" mdaxntk1mja5ndi2otu5.j_qlvolcdfflfliuxuxu4r7isvexfmx2hpkn9t-j35qg.ltkh6qb90r1r_3wpjc9gorjtiil0wdtqrkl_odkk6mkg.png.krictblog="" mjaymda3mjbfnjgg="" postfiles.pstatic.net="" style="font: inherit; text-align: center; white-space: nowrap; 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vertical-align: baseline; position: relative; display: block;"> 하지만 “그만두고 우짤낀데? 니 마음 단디해라”는 주변의 격려에 용기를 낸 그는 부질없는 생각에 빠지지 않도록 자신을 혹독하게 몰아붙입니다. 남은 대학 생활 내내 새벽 첫차로 등교해 막차로 귀가하는 다람쥐 쳇바퀴 같은 일상을 계속한 것이지요. 노력은 그를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마의 벽 같던 수학과 과학의 벽도 그의 땀과 눈물에 서서히 문을 열었습니다. 그렇게 일곱 번의 학기가 지난 뒤 맞게 된 졸업식, 그는 과 수석으로 단상에 서게 됩니다. ? 여세를 몰아 KAIST 대학원에 입학한 송 박사는 석사 과정에서 상변화메모리를 전공했습니다. “사실 이 때도 슬럼프가 찾아왔습니다. 저보다 어리고 머리도 뛰어난 동료 학생들 사이에서 내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게 과연 뭘까 고민이 많았지요. 그래서 박사 과정에서는 방향을 바꿔 다시 한 번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습니다.” ? 그가 새롭게 눈을 돌린 분야는 차세대 유기태양전지입니다. 반도체 원리가 기반이어서 학부 때 고생하며 쌓은 기초지식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것, 기왕이면 해당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기관의 문을 두드리고자 마음먹었습니다. 바로 차세대 태양전지를 선도하는 한국화학연구원입니다. 한국유기태양전지학회와 태양광발전학회 회장 을 역임한 화학연 문상진 박사 역시 수시로 메일을 보내며 적극성을 보이는 그를 눈여겨보았습니다. ? 준비는 짧고 파장은 길다 <a :="" area-hidden="true" class="se-module-image-link __se_image_link __se_link" data-linkdata="{" data-linktype="img" https:="" mdaxntk1mja5ntuymji0.6u1hhmo79pzvg1gjzjt_rdchwcipljsebvz8un_mvk0g.o55_x8cxxbpvm--vnyness1ab_jsqf0hjxc2vewruoeg.jpeg.krictblog="" mjaymda3mjbfmtey="" postfiles.pstatic.net=""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font: inherit; vertical-align: baseline; position: relative; display: block;"> ? “처음에는 KAIST 소속 공동연구생 신분으로 화학연에 합류했습니다. 어떻게든 두드리면 문이 열린다는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에너지소재연구센터 연구진의 도움을 받으며 다시 차근차근 유기태양전지 연구의 기본을 다져나갔지요.” 또 한 번의 고군분투 끝에 마침내 학위를 받은 그는 곧 더 기쁜 소식을 듣게 됩니다. 공동연구생부터 박사후연구원까지 3년 넘게 몸 담아온 화학연에서 정식 연구원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입니다. ? 안정적인 연구환경은 곧 좋은 성과들로 이어졌습니다. 입사 이듬해부터 화학연의 ‘비납계 페로브스카이트’ 연구를 이끌고 있는 송 박사는 최근 속속 발표하고 있는 국제적인 연구 성과들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덕분에 지난해 KRICT 우수직원상에 이어 올해 과학의 날에는 장관 표창을 수상했는데요. 그는 화학연 연구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부탁하는 마지막 질문에 이렇게 두 가지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 “제 삶을 돌이켜보면서 가장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 때가 온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이건 제 얘기가 아니라 은사 분 말씀인데요. 우리 인생에서 자신의 직업을 준비하는 기간은 의외로 굉장히 짧다, 하지만 그 결과는 아주 오랫동안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혹시라도 공부에 지치거나 슬럼프에 빠진 분들이 계시다면 다시 훌훌 털고 일어나는 데 도움이 될 듯합니다.”

  • 등록일2021-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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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Issue K-백신 개발의 최전선 “효능 높이고 부작용은 낮추고”

KRICT Project K-백신 개발의 최전선 “효능 높이고 부작용은 낮추고” ? CEVI 바이러스 예방팀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을 차단할 수 있는 최선책입니다. 개발에 성공하면 막대한 사회경제적 파급효과와 함께 사상 초유의 팬데믹을 계기로 재편되고 있는 국제질서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이 백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한국화학연구원에서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신종바이러스(CEVI)융합연구단의 신규 백신 후보물질이 기업에 이전되며 코로나19 백신 국산화의 청신호를 밝히게 된 것입니다. 백신 국산화의 신호탄 <a :="" area-hidden="true" class="se-module-image-link __se_image_link __se_link" data-linkdata="{" data-linktype="img" https:="" mdaxntk1ode0oduyotu0.djznkbk_pejvrc4jd4q6vpge8ecunkxmls_l8-g3qxag.f8gb8s1rucasyv5ovtfnj7_mrwaduimkrs35lnpoat4g.jpeg.krictblog="" mjaymda3mjdfmjmx="" postfiles.pstatic.net=""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font: inherit; vertical-align: baseline; position: relative; display: block;"> CEVI융합연구단이 국내 기업 HK이노엔(구 CJ헬스케어)에 이전한 백신 후보물질은 특히 높은 ‘중화항체능과 면역세포활성능’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중화항체는 백신 항원을 투여했을 때 인체 내 항원과 결합해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면역항체입니다. 중화항체능이 높으면 그만큼 바이러스에 강한 면역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연구단이 개발한 신규 백신후보물질은 중화항체능이 기존의 다른 후보물질들보다 적게는 3배, 많게는 5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김성준 CEVI융합연구단 바이러스 예방팀장은 “바이러스 차단율과 면역반응을 동시에 증강시키는 능력이 중화항체능”이라며 “이번 백신 후보물질의 경우 동물실험에서 고농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개체들 모두에서 감염병 증세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로 우수한 중화항체능과 면역세포활성능이 확인됐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백신 의약품 개발 시 경증뿐 아니라 중증 환자의 바이러스 예방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이와 함께 연구진은 개발 초기 단계부터 과거 뎅기열, 사스 백신 등이 인체 내부의 자연생성 항체와 이중으로 발현돼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켰던 사례(ADE, antibody dependent enhancement)를 반면교사로 삼아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도 주력했다고 강조하는데요.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 ? ? (좌)김성준 CEVI융합연구단 바이러스 예방팀장 (우)CEVI융합연구단 바이러스예방팀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고 전파력이 높아진다는 것은 숙주세포에 침입할 때 사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결합력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변이가 무조건 증세의 악화만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우리 연구진 역시 바이러스의 변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백신 개발의 주 타깃인 스파이크 단백질 RBD(receptor binding domain) 적용뿐만 아니라 세포면역반응을 함께 향상시켜 다양한 변이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바이러스 예방팀은 백신 후보물질을 이전받은 HK이노엔과 함께 최근 인체용 코로나19와 변종 코로나19 백신 의약품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에 착수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자체적으로 구축한 신·변종 바이러스 백신 개발 경험과 안전성 및 유효성 검증기술을 질병관리본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제약사, 연구기관들과 공유하며 국내 전반의 코로나19 백신 연구개발을 지원 중입니다. ? CEVI융합연구단(Center for Convergent Researching of Emerging Virus Infection)은 우리나라의 바이러스 대응 연구를 총괄하고 있는 곳입니다. 2015년 메르스 사태를 통해 국내에서도 고위험 불특정 바이러스 발생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이듬해부터 8개 관련 정부출연연구기관과 10여 곳의 위탁연구기관들이 힘을 합쳐 예방 백신과 조기진단 기술, 치료제와 감염 확산 방지체계 등 종합적인 바이러스 대응 연구를 하고 있는 것인데요. 주관연구기관인 화학연은 이미 1980년대 말 작은 실험실 수준에서 관련 연구를 시작해 관련 연구진을 선진국의 연구실로 파견해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개념과 약효 검색, 평가 등의 방법을 습득하도록 하는 등 30년 이상 바이러스 연구에 관심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번에 개발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역시 연구단 설립 이후 지난 3년 간 쌓아온 연구역량과 인프라의 열매라 할 수 있습니다. 메르스 사태의 교훈을 바탕으로 구축된 선진적인 방역 시스템이 치료제라면, CEVI융합연구단은 체계적인 분석과 연구로 발생 가능성이 큰 신·변종 바이러스들을 사전 대비하는 백신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백신 개발도 온고지신 “바이러스는 이미 겪었던 것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를 통해 향후 갑작스런 발생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구축하는 게 중요합니다.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3개월 만에 개발할 수 있었던 것도 2년 넘게 매달린 끝에 완성한 메르스 백신 연구개발 플랫폼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둘러싸고 국제사회의 경쟁이 격화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CEVI융합연구단 바이러스 예방팀은 새로운 후보물질 개발과 함께 백신 국산화에 필수적인 감염동물모델과 중화항체능 평가기술 개발에 더욱 주력하고 있는데요. 과학자들의 가장 큰 미덕은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분명히 구분해 말한다는 것입니다. 백신이 언제쯤 완성되겠느냐는 조급한 질문에 김성준 바이러스 예방팀장은 “감히 예단할 수 없는 일”이라며 지금보다 더 큰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잘라 말합니다. ? “환자가 대상인 치료제와 달리 건강한 사람이 맞는 게 백신인데 부작용이 생긴다면 모순입니다. 전임상과 임상을 모두 거쳐 안전하다는 게 확인되려면 통상 4~5년도 넘게 걸리는 일이지요. 현재 코로나19 상황이 워낙 급박해 긴급승인 등을 통해 개발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지만 해외에서 먼저 개발이 된다면 자국민 우선주의에 따라 언제 수입이 가능할지도 불투명합니다. 그런 만큼 장기전에 대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예방과 치료에 힘쓰며 우리 연구자들의 백신 국산화 노력을 응원해주신다면 반드시 좋은 소식이 있을 거라 믿고 있습니다.”

  • 등록일202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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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Issue 승리의 브이(V) ‘백신’을 기다리며

KRICT Focus 승리의 브이(V) ‘백신’을 기다리며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전에 경험하지 못한 불안과 공포, 사회적 단절과 경제적 혼란 속에 지구촌은 다시 한 번 인류를 구할 새로운 영웅의 탄생을 한마음으로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백신’입니다. <a :="" area-hidden="true" class="se-module-image-link __se_image_link __se_link" data-linkdata="{" data-linktype="img" https:="" mdaxntk1odezodg1mzg1.bpejzr5qgn3yv3slcjr7f9hu6tk2ctlbd-zjkmj2qzeg.ct7mhafstu9jbwr68pjgfcxumqme2tamazozyvbkxgog.jpeg.krictblog="" mjaymda3mjdfmjyw="" postfiles.pstatic.net=""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font: inherit; vertical-align: baseline; position: relative; display: block;"> 인두법에서 종두법으로 ? ? (좌) 에드워드 제너 (우) 에드워드 제너의 우두의 원인과 작용에 관한 연구 논문 천연두는 고대 이집트 미라에서도 흔적이 발견될 만큼 오랜 시간 인류와 함께해왔습니다. 30% 이상의 치사율에 살아남아도 열에 셋은 얼굴이 마마 자국으로 뒤덮이는 무서운 질병이었지요. 역사가 긴 만큼 민간에서도 천연두에 대해 꽤 많은 암묵지들을 터득하고 있었는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한 번 앓은 사람에게 재발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15세기 무렵부터 중국과 이슬람 세계에서는 환자의 옷을 덮거나 오랜 시간 건조한 분비물을 피부 밑에 넣어 가볍게 천연두를 앓고 넘기려는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인두법’입니다. ? 인두법은 18세기 영국으로도 전파되었는데요. 첫 접종대상은 7명의 사형수였습니다. 다행히 이들은 모두 무사히 회복되었고 인체실험의 대가로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이후 인두법은 왕실을 시작으로 영국 전역으로 확대돼 많은 생명을 구하게 됩니다. 하지만 인두법은 천연두 분비물의 독성을 알맞게 조절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예방을 하려다 오히려 중증의 천연두를 앓게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지요. 영국 의사 에드워드 제너도 이런 부작용의 희생자가 될 뻔했습니다. 어린 시절 인두법 접종을 받고 죽다 살아난 기억은 평생 그를 쫓아다녔는데요. 그의 공포 경험은 역설적으로 인류에게 큰 선물이 됩니다. ? 인두법 접종에 늘 회의적이었던 제너는 어느 날 병원 근처 농장의 목동들에게서 이상한 소문을 듣게 됩니다. 소들도 천연두와 비슷하지만 증상은 약한 ‘우두(牛痘)’를 앓습니다. 그런데 젖을 짜다 우두에 감염된 사람들이 천연두에 걸리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제너는 우두에 걸렸던 사람들이 인두법 접종에서 아무런 염증 반응도 나타나지 않는 것을 확인하였고, 1796년 한 노동자의 아이에게 처음으로 우두를 접종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의 연구결과는 곧 영국 사회의 격렬한 찬반논쟁을 불러일으켰는데요. 제너는 자신의 아들과 수십 명의 자원자들에게 우두 접종을 거듭한 끝에 마침내 예방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킵니다. 백신 연구의 선구자들 ? ? (좌) 루이 파스퇴르 (우)실험중인 파스퇴르 제너의 종두법은 영국을 넘어 곧 유럽 전역으로 퍼졌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백신이 나오기까지는 100년이 더 걸렸습니다. 주인공은 프랑스 화학자 루이 파스퇴르. 제너가 이론적 바탕 없이 뛰어난 관찰력과 경험만으로 백신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면, 미생물의 존재를 최초로 발견해 ‘미생물학의 아버지’로 불리게 된 파스퇴르는 세균과 바이러스 등의 병원성 미생물과 전염병의 인과관계를 기반으로 체계적인 백신 개발의 시대를 열게 됩니다. 파스퇴르는 자신이 만든 닭콜레라·탄저병·광견병 등의 예방접종약에 라틴어 ‘암소’(vacca)를 이용해 백신(vaccine)이라는 이름도 붙였는데요. 그의 연구에 큰 영감을 준 에드워드 제너를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 제너가 최초로 시도한 생백신은 파스퇴르와 테오발드 스미스, 존 스노우, 빌헬름 콜, 발레마르 하프킨, 에밀 폰 베링 같은 백신 연구의 선구자들을 통해 병원균을 약하게 만드는 약독화 생백신, 죽은 균으로 만드는 사백신, 면역력이 생긴 완치자의 혈청을 이용하는 항독소백신 등으로 발전합니다. 여기에 매치니코프와 에를리히를 통해 우리 몸의 면역반응과 백신의 작용원리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지며 인류가 예방할 수 있는 감염병은 장티푸스, 콜레라, 페스트, 디프테리아, 파상풍, 소아마비, 홍역, 풍진, 볼거리, 간염, 신종인플루엔자 등으로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 하지만 전 세계적인 도시화와 인구 이동 속에 감염병 역시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지난 50년 간 줄잡아 300종 이상의 감염병이 예전에 한 번도 등장한 적이 없는 곳에서 새롭게 출현하거나 재출현하고 있는데요. 또 다른 문제는 선진국에서 발생하는 감염병과 달리 낙후된 지역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 같은 감염병들은 백신 개발 순위에서 늘 뒤로 밀려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돈’입니다. 백신 개발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지요. 백신과 인류 진화 우두를 접종하는 제너 백신은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접종하는 만큼 부작용을 찾아내고 안전성을 확인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그만큼 치료제보다 개발 난이도가 높아 상용화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경우 무서운 확산 속도만큼이나 백신 개발도 전례 없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이르면 내년부터도 백신 접종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WHO(국제보건기구)에 따르면 7월 현재 전 세계 200여 종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중 임상시험에 들어간 백신은 18개, 임상 전 개발 단계의 백신은 129개에 이릅니다. ? 가장 먼저 테이프를 끊은 것은 제너의 종두법이 탄생한 백신 종주국 영국입니다. 영국에서는 현재 8천여 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뒤를 바싹 추격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프랑스, 독일 등도 곧 대규모 임상 시험에 들어갈 것이라 전해지고 있는데요. 이제 어느 나라가 가장 먼저 백신을 공급받을지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의 백신 전쟁에 대한 우려도 함께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마스크와 의약품, 진단키트 등을 둘러싸고 벌어진 국제사회의 갈등이 다시 재연되리라는 것인데요. ? 코로나19의 퇴치를 위해선 백신 공급과 관련한 국제적 시스템이 절실합니다. 하지만 구심점이 되어야 할 WHO의 리더십은 최근 미국의 탈퇴서 제출로 더욱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백신 개발에서 앞서가고 있는 국가들이 자국민만 먼저 챙기는 국가 이기주의가 판을 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인류는 바이러스로 큰 고통에 시달려 왔지만 이 보이지 않는 적들과 투쟁하는 가운데 늘 새로운 진화의 계기를 마련하곤 했습니다. 백신이 대표적이지요. 이 소중한 인류의 유산이 과학기술의 진보를 넘어 범세계적 협력과 공존의 상징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 등록일202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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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Special 국가대표 불소 연구자들의 꿈 “핵심품목 넘어 미래소재로”

KRICT SpeciaI III ? 국가대표 불소 연구자들의 꿈 “핵심품목 넘어 미래소재로” ? 불소화학소재공정 국가연구실 한국화학연구원 홈페이지(www.krict.re.kr)에서 조직도를 살피다 보면 특별한 마크를 달고 있는 연구센터들이 눈에 띕니다. 동그라미 안에 ‘N’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이 표식은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국가대표격인 ‘국가연구실(N-LAB)’을 뜻하는 것인데요. 오랜 시간 불소계 소재 연구의 한 우물을 파온 불소화학소재공정 국가연구실(계면재료화학공정연구센터)도 그중 한 곳입니다. ‘팔방미인’ 불소 소재 ? 일본 수출규제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해 말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대표적인 연구실 12곳을 국가연구실로 지정했습니다. 핵심품목의 안정적인 연구와 함께 일본 수출규제 사태와 같은 긴급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또한 산업계 핵심기술 개발, 국내외 기술동향 분석과 협업 등의 중추적인 역할도 함께 맡겼는데요. ? 원자번호 9번 불소는 지구에서 열세 번째로 풍부한 원소입니다. 불소는 또 모든 원소 중에서 공유결합에 관여하는 전자들을 ‘훔치는’ 전기음성도가 가장 크고 다른 원소들 대부분과도 안정적인 결합으로 화합물을 형성하는데요. 이렇게 조성되는 불소화합물은 내열성·내후성·방수성·절연성·자외선 저항성 등 매우 우수한 특성을 갖게 돼 일상생활과 첨단산업 전반에 걸쳐 두루 이용되고 있습니다. 충치를 막는 치약, ‘테프론’으로 유명한 프라이팬, 아웃도어 의류, 카메라렌즈부터 반도체·스마트폰·이차전지·자동차·우주항공 등의 기간산업까지 불소계 소재가 적용되지 않는 곳을 찾기가 힘들지요. ? 우리나라는 그간 불소계 소재의 국내 수요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왔습니다. 일본이 우리나라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 타격을 주기 위해 고순도 불화수소와 불화 폴리이미드를 콕 집어 수출규제 품목에 올린 것도 이 때문입니다. 불소화학소재 개발이 워낙 장기간의 연구와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비장의 카드가 있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서도 30여 년 간 묵묵히 불소 연구에 매진해온 이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무관심에도 30년 한 우물 화학연의 불소계 소재 연구는 계면재료화학공정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이뤄져 왔습니다. 이들은 지난 30여 년 간 기업과 정부 모두 큰 문제의식 없이 100% 수입에 의지했던 불소계 소재들을 차근차근 국산화해왔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불소계 소재 개발의 기본 뼈대이자 출발점인 TFE(Tetrafluoroethylene), HFP(Hexafluoropropylene), VDF(Vinylidene Fluoride) 등의 단량체들입니다. 제조과정이 어렵고 복잡해 독일·프랑스·일본·미국 등 소수의 선진국이 독점해온 불소화학산업의 핵심기반기술이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에서 독자기술로 탄생한 것입니다. ? 계면재료화학공정연구센터의 연구진은 이를 기반으로 ▲스포츠의류·텐트·우산·섬유 등의 코팅제인 발수발유제 ▲기능성 재료 대부분에 사용되는 과불소알킬알코올 ▲불소수지도료 프라이머 ▲지문방지제 ▲최상의 기술 난이도로 단 2개국만 보유하고 있던 불소윤활유 ▲20년 이상의 내구성을 갖춘 이차전지와 태양전지용 PVDF(불소수지) 제조 공정기술 등 10여 종의 불소계 핵심소재와 상용화 기술을 개발해왔습니다. ? 국내 유일의 전문 연구그룹으로 불소계 소재 국산화의 길을 앞장서 헤쳐 온 이들은 특히 이번 일본 수출규제 사태를 통해 비로소 그 묵직한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중입니다. 손은호 센터장은 “정부와 산업계의 대응책 마련을 위해 그간의 경험과 지식을 아낌없이 쏟아 붓는 중”이라며 “오랜 기간 소홀히 해온 분야인 만큼 국내 불소산업의 취약한 기반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고 말합니다. ? 선진국도 못 가본 영역으로 “불소화합물은 다양한 활용도와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그간 ‘카르텔’이라 불릴 만큼 소수 국가가 연구개발을 독점해온 분야입니다. 이런 격차를 극복하려면 기초적인 연구 외에도 산업계와의 협업 등 해결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지요. 또한 당장의 문제해결뿐만 아니라 듀퐁·3M·아사히글라스·다이킨·솔베이 등 세계 5대 불소회사가 지배해온 범용제품군을 넘어설 수 있는 혁신기술의 연구개발이 필요합니다.” ? 연구진은 현재 100대 핵심품목 중 7개에 이르는 불소계 소재의 상용화 기술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고도의 기술로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연료전지 이온교환막, 우주항공용 불소고무, 친환경·생체적합형 소재 등의 고기능 정밀소재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는데요. 손 센터장은 특히 국가연구실 지정으로 높아진 계면재료화학공정연구센터 연구진의 자부심과 책임감이 좋은 연구 성과들로 이어지게 되리라 자신합니다. ? “일본 수출규제 사태 이후 진행되는 강연과 견학 등에서 불소 소재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 놀라울 만큼 달라지고 있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끝난 뒤 질문이 전혀 없었는데 요즘은 어린 학생들도 굉장히 많은 질문을 쏟아내곤 하지요. 이런 국민적 관심과 꾸준한 투자가 계속 된다면 한국 불소화학 산업이 선진국들이 가보지 못한 영역에서 또 다른 미래를 개척하는 날도 그리 멀지 않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 등록일202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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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Special 100대 핵심·미래소재 개발 “지금 더 단단히 고삐 쥐어야”

KRICT SpeciaI II ? 100대 핵심·미래소재 개발 “지금 더 단단히 고삐 쥐어야” 지난 1년간의 일본 수출규제 사태는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책임지는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보다 거시적인 틀에서 변화하는 임무와 역할을 바라보게 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특히 화학 분야 유일의 국책연구소인 한국화학연구원은 국산화가 필요한 소재·부품·장비 100대 핵심품목 중 약 절반 가까이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 바쁘고 치열한 고민의 한 해를 보냈습니다. ? 미래전략 뼈대 된 TF 보고서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화학연의 대응 움직임은 관련 소식이 언론에 보도된 당일 아침부터 이미 분주했습니다. 7월 1일 오전 연구센터장 정례회의에서 사태의 엄중함을 파악한 화학연은 20여 명의 관련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신속히 정보를 공유하는 가운데 사태 발발 나흘만인 7월 5일 첫 내부보고서를 생산했습니다. 이어 추가 규제가 예상되는 소재 목록과 연구개발 우선순위, 기술 확보 전략에 이르기까지 빠르게 보고서를 업데이트하며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뒷받침하게 됩니다. ? 발 빠른 분석과 미래 전망으로 국가 대응책 마련에 힘을 보탠 화학연은 8월 5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이 발표된 뒤 곧바로 연구소 차원의 자체 대응체계도 구축합니다. 화학소재연구본부장을 필두로 수출규제 주요 품목과 관련 있는 연구분야 책임자, 실무인력들이 망라된 ‘수출규제 TF’가 그것입니다. 사태 초기부터 연말까지 계속된 수출규제 TF의 활동은 ‘중장기 소재 연구전략’과 ‘수출규제 대응 및 중장기 화학소재 파이프라인 구축방안’이란 제목의 문서로 정리되었습니다. 당면한 주요 핵심소재의 국산화 로드맵부터 미래 국가주력산업에 필요한 차세대 화학소재 연구개발 방안까지 방대한 내용이 수록된 보고서이지요. ? 이를 토대로 화학연은 올해 ‘화학소재전략사업단’을 출범시켰습니다. 화학연은 현재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혁신을 위해 정부가 지정·육성하고 있는 국가지정연구실(N-LAB)과 국가연구협의체(N-TEAM), 국가연구시설(N-Facility)을 다수 운영 중인데요. 화학소재전략사업단은 이 같은 핵심역량들을 결집해 화학소재 개발 전략을 실행할 매트릭스 형태의 연구조직입니다. ? 연구개발부터 기업지원까지 화학연에서는 현재 이차전지 음극재 등에 사용되는 인조흑연 원료 피치를 석유화학 부산물로부터 확보하는 탄소소재 제조기술,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포토레지스트와 폴리이미드, PVDF 불소수지 단량체와 중합체 제조공정 등 국산화가 시급한 100대 핵심품목의 상용화 기술 개발이 한창입니다. 또한 에너지 변환·저장 소재, 정보전자용 화학소재, 고기능성 정밀화학소재와 바이오 플라스틱 등 100대 핵심품목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게 될 차세대 소재 개발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습니다. ? 한편 정부는 공공연구소의 주도 아래 일본 수출규제 사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2019년 4월 소재연구기관협의회를 설립했습니다. 또한 기존의 씨앗기술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진행되는 산·학·연 융합연구를 통해 소재·공정·시스템 패키지형 기술을 개발, 사업화할 수 있는 ‘소재혁신선도프로젝트’ 사업을 신설하고 지난 5월 1차로 9개의 연구단을 정책지정으로 선정한 바 있습니다. 이 가운데 화학연은 3개의 연구단을 유치하여 KIST, 재료연구소, ETRI, 생산성기술연구원 등의 공공연구소, 대학 및 수요·공급기업들과 함께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및 반도체 핵심 소재 및 소자화의 대형 기술이전을 목표로 하는 융합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 이와 함께 화학연은 소재·부품·장비 특별법에 따라 지난 4월 7일 출범한 융합혁신지원단을 통해 관련 기업들의 기술력 향상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화학연은 32곳의 공공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융합혁신지원단에서 기초소재 분야 대표 연구기관을 맡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불화폴리이미드 하드코팅 소재, 롤투롤 습식코터를 활용한 대면적 코팅 공정 테스트 및 샘플 제작, 5G 중계기 함체의 미국 기후모사 시험설계와 수명 예측, 연성회로기판용 접착제 성능개선 등 우리 기업들의 화학소재 국산화와 해외수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 “다행이지만 방심은 금물” <a :="" area-hidden="true" class="se-module-image-link __se_image_link __se_link" data-linkdata="{" data-linktype="img" https:="" mdaxntk0mzy2mtg5ndky.lh_jssbzjixakv0zojabuuredvm5n9mlvvx-sk9pnj8g.5gsz5niit_ihyee3zl6l4uc29mzuo6wntqn63zvv1hsg.jpeg.krictblog="" mjaymda3mtbfmjk3="" postfiles.pstatic.net="" style="font: inherit; text-align: center; 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vertical-align: baseline; position: relative; display: block;"> 일본 수출규제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해 말부터 화학연의 100대 핵심품목 개발과 미래 소재 원천기술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윤성철 화학소재연구본부장은 “일본의 수출규제가 당초 우려와 달리 국내 소재 산업 생태계의 체질 개선에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방심은 금물”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는 소재 개발이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할 수 없는 분야인 만큼 보다 꾸준한 관심과 투자가 이어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 “그간 국내 소재 산업계는 국내 수요기업의 무관심과 일본 소재기업들의 진입장벽에 가로막혀 영세함을 면치 못했으며, 애써 개발을 완료한 원천기술들은 상업화할 수 있는 국내 소재기업의 부재로 인해 사장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일본 수출규제 사태를 겪으면서 소재 국산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국민 모두가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미래에 어느 소재가 필요할지, 언제 또 다른 수출규제가 발생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공공연구기관인 화학연에서는 시급히 국산화가 요구되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100대 핵심품목들의 상용화 연구와 함께, 신시장·신산업 창출과 국가 성장동력화에 필수적인 화학소재들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원천기술을 개발함으로써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화학소재분야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입니다.”

  • 등록일202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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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Special 수출규제 1년… 절차탁마 한국 Vs 자승자박 일본

KRICT SpeciaI I ? 수출규제 1년… 절차탁마 한국 Vs 자승자박 일본 <a :="" area-hidden="true" class="se-module-image-link __se_image_link __se_link" data-linkdata="{" data-linktype="img" https:="" mdaxntk0mzy1mzk3otg1.wz2g2kfq8p56ceeajrte8a8uvl_t58d-vi2czlb5-e4g.iswiyspc1mwacrplo5aw9wghuvtdk1x1yscsyzl0zggg.jpeg.krictblog="" mjaymda3mtbfmjq0="" postfiles.pstatic.net="" style="font: inherit; text-align: center; 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vertical-align: baseline; position: relative; display: block;">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가 1년을 맞았습니다. 사태 초기 많은 이들은 한국이 급소를 찔렸다고 분석했습니다. 주요 수출규제 품목들이 한국의 주력산업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정확히 겨냥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 해 뒤인 현재 국내외의 평가는 정반대로 흐르고 있습니다. 발 빠르게 공급선을 다변화한 한국이 내친 김에 소재·부품·장비 전반의 자립화를 향해 내딛는 사이, 수출 감소와 불매 운동의 역풍을 맞은 일본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어떤 일들이 일어난 것일까요? 한·일 간의 반전 드라마 앞서 2년 전인 2018년 10월, 우리 대법원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에 반발해 연일 보복조치를 언급하였고 3개월 뒤인 2019년 7월 기어이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3대 핵심소재인 불화수소·불화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의 수출규제를 발표하지요. 이후 일본의 조치는 빠르게 구체화됐습니다. 한 달 뒤 일본 각료회의에서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공식적으로 의결되었고 닷새 뒤에는 본격적인 시행령이 공포되었습니다. ? 하지만 우리나라는 일본의 도발에 빠른 역습을 전개했습니다. 직접적인 과녁이 된 반도체 업계는 미국·중국·유럽 등지로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그간 수율 문제로 외면했던 국내 중소기업과도 전 방위적으로 협력을 강화하며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정부는 보다 적극적으로 핵심소재의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섭니다. 그 결과, 1년이 흐른 지금 일본 수출규제 사태는 마치 바다에 생명력을 더하는 태풍처럼 구조적으로 취약했던 국내 산업과 연구개발 생태계를 건강한 체질로 바꾸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 반면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은 오히려 일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일본 내에서도 징용 문제의 맞대응으로 수출 규제를 선택한 것은 잘못이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간 독점하다시피해온 소재는 물론 관광과 패션, 자동차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큰 고객을 잃게 되었다며 자국 정부를 향해 연일 원망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제 꾀에 제가 넘어가는 자승자박(自繩自縛)의 씁쓸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지요. ? 눈앞의 위기를 넘어 하지만 일본 수출규제 사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눈앞에 닥친 위기는 극복했지만 경쟁국을 따돌리기 위한 소재와 자원의 무기화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핵심소재 하나가 R&D로부터 사업화에 이르는 데는 평균 2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해집니다. 상당히 긴 호흡의 연구와 경험,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하는 것이지요. 또한 소재 개발과 양산은 대부분 거대 설비와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자립화를 논할 수 있는 성질의 일이 아닙니다. ? UN공업개발기구(UNIDO)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제조업 지수 역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움직이고 있는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가치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은 7년째 5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부동의 1위와 2위는 다름 아닌 전통적인 소재·부품·장비 강국 독일과 일본입니다. G2국가이자 제조업 대국인 중국과 미국이 그 뒤를 잇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도 결코 낮은 순위가 아닙니다. ? 하지만 치열한 국제 경쟁에서 정체는 곧 추락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가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을 깨고 정상권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어느 지점에서 더 실력을 갈고 닦는 절차탁마(切磋琢磨)의 노력이 필요한지 분명히 확인할 수 있는데요. 따라서 수출규제 사태가 촉발한 한-일간 진검대결의 진짜 승부처는 한국화학연구원을 비롯한 국책 및 민간연구기관,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부 관계부처 등 산학연관이 대동단결해 한 달 간의 치열한 난상토론 끝에 수립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의 성공 여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진검승부는 이제부터 일본의 수출규제 시행령 발표에 앞서 작년 8월 5일 전격 발표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은 조기 확보가 시급한 수출규제 품목의 안정적인 공급뿐만 아니라, 대일 무역전쟁을 계기로 위험성을 고스란히 노출한 대외의존형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포괄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그간 범용제품 위주의 외형적 성장에 가려졌던 낮은 기술자립도와 만성적인 대일적자 등을 극복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자 하는 것입니다. ? 정부는 국회와 긴밀한 협조 아래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법·제도적으로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소재·부품·장비산업 특별조치법’(소부장특별법)을 지난 4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원래 2001년 제정돼 2021년 일몰 예정이던 관련 한시법을 전면적으로 확대 개편하며 상시법으로 전환한 것인데요. 기술개발과 인력양성부터 신뢰성·성능평가, 수요창출에 이르기까지 소재·부품·장비산업에 관한 전주기적 지원 내용과 함께 화학연 등 5개 분야 대표 연구기관과 27개 공공연구소로 구성되는 융합혁신지원단이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지원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습니다. ? 한편 우리 정부는 지난 5월, 일본 수출규제 조치로 냉랭해진 한일관계가 더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안 해결을 위한 일본 측의 입장 표명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시한으로 못 박은 5월말까지 일본의 답신은 없었습니다. 특히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따라 압류해둔 일본기업 자산의 현금화 시기가 8월로 다가오며 일본의 또 다른 추가 보복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은 미뤄뒀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재개하는 한편 소재·부품·장비산업 육성 정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 <a :="" area-hidden="true" class="se-module-image-link __se_image_link __se_link" data-linkdata="{" data-linktype="img" https:="" mdaxntk0mzy1nde0nte1.5s7z_2uw44bhusrf6z2wa0_lpbs4qaet79uvd8zebjeg.2_gnxudbszbuxu7gwrq57vjlrqivw6xq6_ip7sdj3h4g.jpeg.krictblog="" mjaymda3mtbfmjy0="" postfiles.pstatic.net=""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font: inherit; vertical-align: baseline; position: relative; display: block;"> ?

  • 등록일202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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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하나 되는 일과 삶

KRICT Cover story ? 하나 되는 일과 삶 화학소재연구본부 이지목·강이영 연구원 가족 호수 같은 눈망울에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시선을 마주치는 이들 누구에게나 웃는 표정으로 화답하는 모습이 ‘사랑스럽다’는 감탄사 외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다 부모를 바라보고는 다시 한 번 놀랍니다. 서글서글한 눈매와 미소가 데칼코마니 같은 부부, 그리고 두 사람을 붕어빵처럼 쏙 빼닮은 아기의 얼굴에 유전자의 힘을 떠올리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이지목 박사후연구원, 강이영 연구원 부부는 고기능고분자연구센터에서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이 박사후연구원은 황 폐기물을 자가치유 특성의 다기능성 고분자 소재로 재탄생시키는 연구, 강 연구원은 고내열·고내구성 소재인 폴리이미드의 중합과 홀로그램 유기합성 연구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4년여의 열애 끝에 2018년 결혼에 골인했는데요. 늘 주변 모두를 환하게 만드는 아내의 타고난 친화력, 사려 깊고 신중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남편의 외유내강에 서로 강하게 이끌렸다고 이야기합니다. 한 공간에서 사랑을 키우다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은 결혼 적령기의 동료 연구원들에게 큰 관심의 대상입니다. 종종 조언을 구해오는 이들에게 부부는 이렇게 귀띔해주곤 합니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서로에게만 집중해.” 또 “혼자일 때보다 120% 더 각자의 일에 충실해야 하는 게 성공적인 사내 연애의 비결”이라는 것인데요. 9개월 아들 용준 군을 돌보며 육아휴직 중인 강 연구원이 일터로 복귀하는 내년, 두 사람은 이제 또 다른 사내 문화를 개척하게 됩니다. 봄의 생기로 가득한 화학연 연못 앞에서 각자의 연구실과 어린이집으로 향하는 젊은 가족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이들이 그려갈 새로운 풍경이 ‘일과 삶의 일치’라는 행복의 최고 경지를 향한 화학연의 여정에 특별한 이정표가 되기를 바랍니다.

  • 등록일2021-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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