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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Review

Krict Issue K-백신 개발의 최전선 “효능 높이고 부작용은 낮추고”

KRICT Project K-백신 개발의 최전선 “효능 높이고 부작용은 낮추고” ? CEVI 바이러스 예방팀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을 차단할 수 있는 최선책입니다. 개발에 성공하면 막대한 사회경제적 파급효과와 함께 사상 초유의 팬데믹을 계기로 재편되고 있는 국제질서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이 백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한국화학연구원에서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신종바이러스(CEVI)융합연구단의 신규 백신 후보물질이 기업에 이전되며 코로나19 백신 국산화의 청신호를 밝히게 된 것입니다. 백신 국산화의 신호탄 <a :="" area-hidden="true" class="se-module-image-link __se_image_link __se_link" data-linkdata="{" data-linktype="img" https:="" mdaxntk1ode0oduyotu0.djznkbk_pejvrc4jd4q6vpge8ecunkxmls_l8-g3qxag.f8gb8s1rucasyv5ovtfnj7_mrwaduimkrs35lnpoat4g.jpeg.krictblog="" mjaymda3mjdfmjmx="" postfiles.pstatic.net=""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font: inherit; vertical-align: baseline; position: relative; display: block;"> CEVI융합연구단이 국내 기업 HK이노엔(구 CJ헬스케어)에 이전한 백신 후보물질은 특히 높은 ‘중화항체능과 면역세포활성능’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중화항체는 백신 항원을 투여했을 때 인체 내 항원과 결합해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면역항체입니다. 중화항체능이 높으면 그만큼 바이러스에 강한 면역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연구단이 개발한 신규 백신후보물질은 중화항체능이 기존의 다른 후보물질들보다 적게는 3배, 많게는 5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김성준 CEVI융합연구단 바이러스 예방팀장은 “바이러스 차단율과 면역반응을 동시에 증강시키는 능력이 중화항체능”이라며 “이번 백신 후보물질의 경우 동물실험에서 고농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개체들 모두에서 감염병 증세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로 우수한 중화항체능과 면역세포활성능이 확인됐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백신 의약품 개발 시 경증뿐 아니라 중증 환자의 바이러스 예방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이와 함께 연구진은 개발 초기 단계부터 과거 뎅기열, 사스 백신 등이 인체 내부의 자연생성 항체와 이중으로 발현돼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켰던 사례(ADE, antibody dependent enhancement)를 반면교사로 삼아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도 주력했다고 강조하는데요.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 ? ? (좌)김성준 CEVI융합연구단 바이러스 예방팀장 (우)CEVI융합연구단 바이러스예방팀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고 전파력이 높아진다는 것은 숙주세포에 침입할 때 사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결합력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변이가 무조건 증세의 악화만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우리 연구진 역시 바이러스의 변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백신 개발의 주 타깃인 스파이크 단백질 RBD(receptor binding domain) 적용뿐만 아니라 세포면역반응을 함께 향상시켜 다양한 변이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바이러스 예방팀은 백신 후보물질을 이전받은 HK이노엔과 함께 최근 인체용 코로나19와 변종 코로나19 백신 의약품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에 착수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자체적으로 구축한 신·변종 바이러스 백신 개발 경험과 안전성 및 유효성 검증기술을 질병관리본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제약사, 연구기관들과 공유하며 국내 전반의 코로나19 백신 연구개발을 지원 중입니다. ? CEVI융합연구단(Center for Convergent Researching of Emerging Virus Infection)은 우리나라의 바이러스 대응 연구를 총괄하고 있는 곳입니다. 2015년 메르스 사태를 통해 국내에서도 고위험 불특정 바이러스 발생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이듬해부터 8개 관련 정부출연연구기관과 10여 곳의 위탁연구기관들이 힘을 합쳐 예방 백신과 조기진단 기술, 치료제와 감염 확산 방지체계 등 종합적인 바이러스 대응 연구를 하고 있는 것인데요. 주관연구기관인 화학연은 이미 1980년대 말 작은 실험실 수준에서 관련 연구를 시작해 관련 연구진을 선진국의 연구실로 파견해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 개념과 약효 검색, 평가 등의 방법을 습득하도록 하는 등 30년 이상 바이러스 연구에 관심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번에 개발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역시 연구단 설립 이후 지난 3년 간 쌓아온 연구역량과 인프라의 열매라 할 수 있습니다. 메르스 사태의 교훈을 바탕으로 구축된 선진적인 방역 시스템이 치료제라면, CEVI융합연구단은 체계적인 분석과 연구로 발생 가능성이 큰 신·변종 바이러스들을 사전 대비하는 백신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백신 개발도 온고지신 “바이러스는 이미 겪었던 것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를 통해 향후 갑작스런 발생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구축하는 게 중요합니다.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3개월 만에 개발할 수 있었던 것도 2년 넘게 매달린 끝에 완성한 메르스 백신 연구개발 플랫폼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둘러싸고 국제사회의 경쟁이 격화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CEVI융합연구단 바이러스 예방팀은 새로운 후보물질 개발과 함께 백신 국산화에 필수적인 감염동물모델과 중화항체능 평가기술 개발에 더욱 주력하고 있는데요. 과학자들의 가장 큰 미덕은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분명히 구분해 말한다는 것입니다. 백신이 언제쯤 완성되겠느냐는 조급한 질문에 김성준 바이러스 예방팀장은 “감히 예단할 수 없는 일”이라며 지금보다 더 큰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잘라 말합니다. ? “환자가 대상인 치료제와 달리 건강한 사람이 맞는 게 백신인데 부작용이 생긴다면 모순입니다. 전임상과 임상을 모두 거쳐 안전하다는 게 확인되려면 통상 4~5년도 넘게 걸리는 일이지요. 현재 코로나19 상황이 워낙 급박해 긴급승인 등을 통해 개발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지만 해외에서 먼저 개발이 된다면 자국민 우선주의에 따라 언제 수입이 가능할지도 불투명합니다. 그런 만큼 장기전에 대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예방과 치료에 힘쓰며 우리 연구자들의 백신 국산화 노력을 응원해주신다면 반드시 좋은 소식이 있을 거라 믿고 있습니다.”

  • 등록일202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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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Issue 승리의 브이(V) ‘백신’을 기다리며

KRICT Focus 승리의 브이(V) ‘백신’을 기다리며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전에 경험하지 못한 불안과 공포, 사회적 단절과 경제적 혼란 속에 지구촌은 다시 한 번 인류를 구할 새로운 영웅의 탄생을 한마음으로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백신’입니다. <a :="" area-hidden="true" class="se-module-image-link __se_image_link __se_link" data-linkdata="{" data-linktype="img" https:="" mdaxntk1odezodg1mzg1.bpejzr5qgn3yv3slcjr7f9hu6tk2ctlbd-zjkmj2qzeg.ct7mhafstu9jbwr68pjgfcxumqme2tamazozyvbkxgog.jpeg.krictblog="" mjaymda3mjdfmjyw="" postfiles.pstatic.net=""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font: inherit; vertical-align: baseline; position: relative; display: block;"> 인두법에서 종두법으로 ? ? (좌) 에드워드 제너 (우) 에드워드 제너의 우두의 원인과 작용에 관한 연구 논문 천연두는 고대 이집트 미라에서도 흔적이 발견될 만큼 오랜 시간 인류와 함께해왔습니다. 30% 이상의 치사율에 살아남아도 열에 셋은 얼굴이 마마 자국으로 뒤덮이는 무서운 질병이었지요. 역사가 긴 만큼 민간에서도 천연두에 대해 꽤 많은 암묵지들을 터득하고 있었는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한 번 앓은 사람에게 재발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15세기 무렵부터 중국과 이슬람 세계에서는 환자의 옷을 덮거나 오랜 시간 건조한 분비물을 피부 밑에 넣어 가볍게 천연두를 앓고 넘기려는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인두법’입니다. ? 인두법은 18세기 영국으로도 전파되었는데요. 첫 접종대상은 7명의 사형수였습니다. 다행히 이들은 모두 무사히 회복되었고 인체실험의 대가로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이후 인두법은 왕실을 시작으로 영국 전역으로 확대돼 많은 생명을 구하게 됩니다. 하지만 인두법은 천연두 분비물의 독성을 알맞게 조절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예방을 하려다 오히려 중증의 천연두를 앓게 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지요. 영국 의사 에드워드 제너도 이런 부작용의 희생자가 될 뻔했습니다. 어린 시절 인두법 접종을 받고 죽다 살아난 기억은 평생 그를 쫓아다녔는데요. 그의 공포 경험은 역설적으로 인류에게 큰 선물이 됩니다. ? 인두법 접종에 늘 회의적이었던 제너는 어느 날 병원 근처 농장의 목동들에게서 이상한 소문을 듣게 됩니다. 소들도 천연두와 비슷하지만 증상은 약한 ‘우두(牛痘)’를 앓습니다. 그런데 젖을 짜다 우두에 감염된 사람들이 천연두에 걸리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제너는 우두에 걸렸던 사람들이 인두법 접종에서 아무런 염증 반응도 나타나지 않는 것을 확인하였고, 1796년 한 노동자의 아이에게 처음으로 우두를 접종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의 연구결과는 곧 영국 사회의 격렬한 찬반논쟁을 불러일으켰는데요. 제너는 자신의 아들과 수십 명의 자원자들에게 우두 접종을 거듭한 끝에 마침내 예방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킵니다. 백신 연구의 선구자들 ? ? (좌) 루이 파스퇴르 (우)실험중인 파스퇴르 제너의 종두법은 영국을 넘어 곧 유럽 전역으로 퍼졌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백신이 나오기까지는 100년이 더 걸렸습니다. 주인공은 프랑스 화학자 루이 파스퇴르. 제너가 이론적 바탕 없이 뛰어난 관찰력과 경험만으로 백신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면, 미생물의 존재를 최초로 발견해 ‘미생물학의 아버지’로 불리게 된 파스퇴르는 세균과 바이러스 등의 병원성 미생물과 전염병의 인과관계를 기반으로 체계적인 백신 개발의 시대를 열게 됩니다. 파스퇴르는 자신이 만든 닭콜레라·탄저병·광견병 등의 예방접종약에 라틴어 ‘암소’(vacca)를 이용해 백신(vaccine)이라는 이름도 붙였는데요. 그의 연구에 큰 영감을 준 에드워드 제너를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 제너가 최초로 시도한 생백신은 파스퇴르와 테오발드 스미스, 존 스노우, 빌헬름 콜, 발레마르 하프킨, 에밀 폰 베링 같은 백신 연구의 선구자들을 통해 병원균을 약하게 만드는 약독화 생백신, 죽은 균으로 만드는 사백신, 면역력이 생긴 완치자의 혈청을 이용하는 항독소백신 등으로 발전합니다. 여기에 매치니코프와 에를리히를 통해 우리 몸의 면역반응과 백신의 작용원리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지며 인류가 예방할 수 있는 감염병은 장티푸스, 콜레라, 페스트, 디프테리아, 파상풍, 소아마비, 홍역, 풍진, 볼거리, 간염, 신종인플루엔자 등으로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 하지만 전 세계적인 도시화와 인구 이동 속에 감염병 역시 빠르게 늘어났습니다. 지난 50년 간 줄잡아 300종 이상의 감염병이 예전에 한 번도 등장한 적이 없는 곳에서 새롭게 출현하거나 재출현하고 있는데요. 또 다른 문제는 선진국에서 발생하는 감염병과 달리 낙후된 지역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 같은 감염병들은 백신 개발 순위에서 늘 뒤로 밀려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돈’입니다. 백신 개발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지요. 백신과 인류 진화 우두를 접종하는 제너 백신은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접종하는 만큼 부작용을 찾아내고 안전성을 확인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그만큼 치료제보다 개발 난이도가 높아 상용화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경우 무서운 확산 속도만큼이나 백신 개발도 전례 없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이르면 내년부터도 백신 접종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WHO(국제보건기구)에 따르면 7월 현재 전 세계 200여 종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중 임상시험에 들어간 백신은 18개, 임상 전 개발 단계의 백신은 129개에 이릅니다. ? 가장 먼저 테이프를 끊은 것은 제너의 종두법이 탄생한 백신 종주국 영국입니다. 영국에서는 현재 8천여 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뒤를 바싹 추격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프랑스, 독일 등도 곧 대규모 임상 시험에 들어갈 것이라 전해지고 있는데요. 이제 어느 나라가 가장 먼저 백신을 공급받을지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의 백신 전쟁에 대한 우려도 함께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마스크와 의약품, 진단키트 등을 둘러싸고 벌어진 국제사회의 갈등이 다시 재연되리라는 것인데요. ? 코로나19의 퇴치를 위해선 백신 공급과 관련한 국제적 시스템이 절실합니다. 하지만 구심점이 되어야 할 WHO의 리더십은 최근 미국의 탈퇴서 제출로 더욱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백신 개발에서 앞서가고 있는 국가들이 자국민만 먼저 챙기는 국가 이기주의가 판을 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인류는 바이러스로 큰 고통에 시달려 왔지만 이 보이지 않는 적들과 투쟁하는 가운데 늘 새로운 진화의 계기를 마련하곤 했습니다. 백신이 대표적이지요. 이 소중한 인류의 유산이 과학기술의 진보를 넘어 범세계적 협력과 공존의 상징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 등록일202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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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Special 국가대표 불소 연구자들의 꿈 “핵심품목 넘어 미래소재로”

KRICT SpeciaI III ? 국가대표 불소 연구자들의 꿈 “핵심품목 넘어 미래소재로” ? 불소화학소재공정 국가연구실 한국화학연구원 홈페이지(www.krict.re.kr)에서 조직도를 살피다 보면 특별한 마크를 달고 있는 연구센터들이 눈에 띕니다. 동그라미 안에 ‘N’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이 표식은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국가대표격인 ‘국가연구실(N-LAB)’을 뜻하는 것인데요. 오랜 시간 불소계 소재 연구의 한 우물을 파온 불소화학소재공정 국가연구실(계면재료화학공정연구센터)도 그중 한 곳입니다. ‘팔방미인’ 불소 소재 ? 일본 수출규제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해 말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대표적인 연구실 12곳을 국가연구실로 지정했습니다. 핵심품목의 안정적인 연구와 함께 일본 수출규제 사태와 같은 긴급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또한 산업계 핵심기술 개발, 국내외 기술동향 분석과 협업 등의 중추적인 역할도 함께 맡겼는데요. ? 원자번호 9번 불소는 지구에서 열세 번째로 풍부한 원소입니다. 불소는 또 모든 원소 중에서 공유결합에 관여하는 전자들을 ‘훔치는’ 전기음성도가 가장 크고 다른 원소들 대부분과도 안정적인 결합으로 화합물을 형성하는데요. 이렇게 조성되는 불소화합물은 내열성·내후성·방수성·절연성·자외선 저항성 등 매우 우수한 특성을 갖게 돼 일상생활과 첨단산업 전반에 걸쳐 두루 이용되고 있습니다. 충치를 막는 치약, ‘테프론’으로 유명한 프라이팬, 아웃도어 의류, 카메라렌즈부터 반도체·스마트폰·이차전지·자동차·우주항공 등의 기간산업까지 불소계 소재가 적용되지 않는 곳을 찾기가 힘들지요. ? 우리나라는 그간 불소계 소재의 국내 수요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왔습니다. 일본이 우리나라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에 타격을 주기 위해 고순도 불화수소와 불화 폴리이미드를 콕 집어 수출규제 품목에 올린 것도 이 때문입니다. 불소화학소재 개발이 워낙 장기간의 연구와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비장의 카드가 있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서도 30여 년 간 묵묵히 불소 연구에 매진해온 이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무관심에도 30년 한 우물 화학연의 불소계 소재 연구는 계면재료화학공정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이뤄져 왔습니다. 이들은 지난 30여 년 간 기업과 정부 모두 큰 문제의식 없이 100% 수입에 의지했던 불소계 소재들을 차근차근 국산화해왔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불소계 소재 개발의 기본 뼈대이자 출발점인 TFE(Tetrafluoroethylene), HFP(Hexafluoropropylene), VDF(Vinylidene Fluoride) 등의 단량체들입니다. 제조과정이 어렵고 복잡해 독일·프랑스·일본·미국 등 소수의 선진국이 독점해온 불소화학산업의 핵심기반기술이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에서 독자기술로 탄생한 것입니다. ? 계면재료화학공정연구센터의 연구진은 이를 기반으로 ▲스포츠의류·텐트·우산·섬유 등의 코팅제인 발수발유제 ▲기능성 재료 대부분에 사용되는 과불소알킬알코올 ▲불소수지도료 프라이머 ▲지문방지제 ▲최상의 기술 난이도로 단 2개국만 보유하고 있던 불소윤활유 ▲20년 이상의 내구성을 갖춘 이차전지와 태양전지용 PVDF(불소수지) 제조 공정기술 등 10여 종의 불소계 핵심소재와 상용화 기술을 개발해왔습니다. ? 국내 유일의 전문 연구그룹으로 불소계 소재 국산화의 길을 앞장서 헤쳐 온 이들은 특히 이번 일본 수출규제 사태를 통해 비로소 그 묵직한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중입니다. 손은호 센터장은 “정부와 산업계의 대응책 마련을 위해 그간의 경험과 지식을 아낌없이 쏟아 붓는 중”이라며 “오랜 기간 소홀히 해온 분야인 만큼 국내 불소산업의 취약한 기반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고 말합니다. ? 선진국도 못 가본 영역으로 “불소화합물은 다양한 활용도와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그간 ‘카르텔’이라 불릴 만큼 소수 국가가 연구개발을 독점해온 분야입니다. 이런 격차를 극복하려면 기초적인 연구 외에도 산업계와의 협업 등 해결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지요. 또한 당장의 문제해결뿐만 아니라 듀퐁·3M·아사히글라스·다이킨·솔베이 등 세계 5대 불소회사가 지배해온 범용제품군을 넘어설 수 있는 혁신기술의 연구개발이 필요합니다.” ? 연구진은 현재 100대 핵심품목 중 7개에 이르는 불소계 소재의 상용화 기술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고도의 기술로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연료전지 이온교환막, 우주항공용 불소고무, 친환경·생체적합형 소재 등의 고기능 정밀소재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는데요. 손 센터장은 특히 국가연구실 지정으로 높아진 계면재료화학공정연구센터 연구진의 자부심과 책임감이 좋은 연구 성과들로 이어지게 되리라 자신합니다. ? “일본 수출규제 사태 이후 진행되는 강연과 견학 등에서 불소 소재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 놀라울 만큼 달라지고 있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끝난 뒤 질문이 전혀 없었는데 요즘은 어린 학생들도 굉장히 많은 질문을 쏟아내곤 하지요. 이런 국민적 관심과 꾸준한 투자가 계속 된다면 한국 불소화학 산업이 선진국들이 가보지 못한 영역에서 또 다른 미래를 개척하는 날도 그리 멀지 않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 등록일202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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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Special 100대 핵심·미래소재 개발 “지금 더 단단히 고삐 쥐어야”

KRICT SpeciaI II ? 100대 핵심·미래소재 개발 “지금 더 단단히 고삐 쥐어야” 지난 1년간의 일본 수출규제 사태는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책임지는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보다 거시적인 틀에서 변화하는 임무와 역할을 바라보게 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특히 화학 분야 유일의 국책연구소인 한국화학연구원은 국산화가 필요한 소재·부품·장비 100대 핵심품목 중 약 절반 가까이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 바쁘고 치열한 고민의 한 해를 보냈습니다. ? 미래전략 뼈대 된 TF 보고서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화학연의 대응 움직임은 관련 소식이 언론에 보도된 당일 아침부터 이미 분주했습니다. 7월 1일 오전 연구센터장 정례회의에서 사태의 엄중함을 파악한 화학연은 20여 명의 관련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신속히 정보를 공유하는 가운데 사태 발발 나흘만인 7월 5일 첫 내부보고서를 생산했습니다. 이어 추가 규제가 예상되는 소재 목록과 연구개발 우선순위, 기술 확보 전략에 이르기까지 빠르게 보고서를 업데이트하며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뒷받침하게 됩니다. ? 발 빠른 분석과 미래 전망으로 국가 대응책 마련에 힘을 보탠 화학연은 8월 5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이 발표된 뒤 곧바로 연구소 차원의 자체 대응체계도 구축합니다. 화학소재연구본부장을 필두로 수출규제 주요 품목과 관련 있는 연구분야 책임자, 실무인력들이 망라된 ‘수출규제 TF’가 그것입니다. 사태 초기부터 연말까지 계속된 수출규제 TF의 활동은 ‘중장기 소재 연구전략’과 ‘수출규제 대응 및 중장기 화학소재 파이프라인 구축방안’이란 제목의 문서로 정리되었습니다. 당면한 주요 핵심소재의 국산화 로드맵부터 미래 국가주력산업에 필요한 차세대 화학소재 연구개발 방안까지 방대한 내용이 수록된 보고서이지요. ? 이를 토대로 화학연은 올해 ‘화학소재전략사업단’을 출범시켰습니다. 화학연은 현재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혁신을 위해 정부가 지정·육성하고 있는 국가지정연구실(N-LAB)과 국가연구협의체(N-TEAM), 국가연구시설(N-Facility)을 다수 운영 중인데요. 화학소재전략사업단은 이 같은 핵심역량들을 결집해 화학소재 개발 전략을 실행할 매트릭스 형태의 연구조직입니다. ? 연구개발부터 기업지원까지 화학연에서는 현재 이차전지 음극재 등에 사용되는 인조흑연 원료 피치를 석유화학 부산물로부터 확보하는 탄소소재 제조기술,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포토레지스트와 폴리이미드, PVDF 불소수지 단량체와 중합체 제조공정 등 국산화가 시급한 100대 핵심품목의 상용화 기술 개발이 한창입니다. 또한 에너지 변환·저장 소재, 정보전자용 화학소재, 고기능성 정밀화학소재와 바이오 플라스틱 등 100대 핵심품목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게 될 차세대 소재 개발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습니다. ? 한편 정부는 공공연구소의 주도 아래 일본 수출규제 사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2019년 4월 소재연구기관협의회를 설립했습니다. 또한 기존의 씨앗기술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진행되는 산·학·연 융합연구를 통해 소재·공정·시스템 패키지형 기술을 개발, 사업화할 수 있는 ‘소재혁신선도프로젝트’ 사업을 신설하고 지난 5월 1차로 9개의 연구단을 정책지정으로 선정한 바 있습니다. 이 가운데 화학연은 3개의 연구단을 유치하여 KIST, 재료연구소, ETRI, 생산성기술연구원 등의 공공연구소, 대학 및 수요·공급기업들과 함께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및 반도체 핵심 소재 및 소자화의 대형 기술이전을 목표로 하는 융합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 이와 함께 화학연은 소재·부품·장비 특별법에 따라 지난 4월 7일 출범한 융합혁신지원단을 통해 관련 기업들의 기술력 향상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화학연은 32곳의 공공연구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융합혁신지원단에서 기초소재 분야 대표 연구기관을 맡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불화폴리이미드 하드코팅 소재, 롤투롤 습식코터를 활용한 대면적 코팅 공정 테스트 및 샘플 제작, 5G 중계기 함체의 미국 기후모사 시험설계와 수명 예측, 연성회로기판용 접착제 성능개선 등 우리 기업들의 화학소재 국산화와 해외수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 “다행이지만 방심은 금물” <a :="" area-hidden="true" class="se-module-image-link __se_image_link __se_link" data-linkdata="{" data-linktype="img" https:="" mdaxntk0mzy2mtg5ndky.lh_jssbzjixakv0zojabuuredvm5n9mlvvx-sk9pnj8g.5gsz5niit_ihyee3zl6l4uc29mzuo6wntqn63zvv1hsg.jpeg.krictblog="" mjaymda3mtbfmjk3="" postfiles.pstatic.net="" style="font: inherit; text-align: center; 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vertical-align: baseline; position: relative; display: block;"> 일본 수출규제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해 말부터 화학연의 100대 핵심품목 개발과 미래 소재 원천기술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윤성철 화학소재연구본부장은 “일본의 수출규제가 당초 우려와 달리 국내 소재 산업 생태계의 체질 개선에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방심은 금물”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는 소재 개발이 단기간에 성과를 기대할 수 없는 분야인 만큼 보다 꾸준한 관심과 투자가 이어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 “그간 국내 소재 산업계는 국내 수요기업의 무관심과 일본 소재기업들의 진입장벽에 가로막혀 영세함을 면치 못했으며, 애써 개발을 완료한 원천기술들은 상업화할 수 있는 국내 소재기업의 부재로 인해 사장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일본 수출규제 사태를 겪으면서 소재 국산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국민 모두가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미래에 어느 소재가 필요할지, 언제 또 다른 수출규제가 발생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공공연구기관인 화학연에서는 시급히 국산화가 요구되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100대 핵심품목들의 상용화 연구와 함께, 신시장·신산업 창출과 국가 성장동력화에 필수적인 화학소재들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원천기술을 개발함으로써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화학소재분야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입니다.”

  • 등록일202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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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Special 수출규제 1년… 절차탁마 한국 Vs 자승자박 일본

KRICT SpeciaI I ? 수출규제 1년… 절차탁마 한국 Vs 자승자박 일본 <a :="" area-hidden="true" class="se-module-image-link __se_image_link __se_link" data-linkdata="{" data-linktype="img" https:="" mdaxntk0mzy1mzk3otg1.wz2g2kfq8p56ceeajrte8a8uvl_t58d-vi2czlb5-e4g.iswiyspc1mwacrplo5aw9wghuvtdk1x1yscsyzl0zggg.jpeg.krictblog="" mjaymda3mtbfmjq0="" postfiles.pstatic.net="" style="font: inherit; text-align: center; 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vertical-align: baseline; position: relative; display: block;">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가 1년을 맞았습니다. 사태 초기 많은 이들은 한국이 급소를 찔렸다고 분석했습니다. 주요 수출규제 품목들이 한국의 주력산업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정확히 겨냥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 해 뒤인 현재 국내외의 평가는 정반대로 흐르고 있습니다. 발 빠르게 공급선을 다변화한 한국이 내친 김에 소재·부품·장비 전반의 자립화를 향해 내딛는 사이, 수출 감소와 불매 운동의 역풍을 맞은 일본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어떤 일들이 일어난 것일까요? 한·일 간의 반전 드라마 앞서 2년 전인 2018년 10월, 우리 대법원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에 반발해 연일 보복조치를 언급하였고 3개월 뒤인 2019년 7월 기어이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3대 핵심소재인 불화수소·불화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의 수출규제를 발표하지요. 이후 일본의 조치는 빠르게 구체화됐습니다. 한 달 뒤 일본 각료회의에서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공식적으로 의결되었고 닷새 뒤에는 본격적인 시행령이 공포되었습니다. ? 하지만 우리나라는 일본의 도발에 빠른 역습을 전개했습니다. 직접적인 과녁이 된 반도체 업계는 미국·중국·유럽 등지로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그간 수율 문제로 외면했던 국내 중소기업과도 전 방위적으로 협력을 강화하며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정부는 보다 적극적으로 핵심소재의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섭니다. 그 결과, 1년이 흐른 지금 일본 수출규제 사태는 마치 바다에 생명력을 더하는 태풍처럼 구조적으로 취약했던 국내 산업과 연구개발 생태계를 건강한 체질로 바꾸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 반면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은 오히려 일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일본 내에서도 징용 문제의 맞대응으로 수출 규제를 선택한 것은 잘못이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간 독점하다시피해온 소재는 물론 관광과 패션, 자동차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큰 고객을 잃게 되었다며 자국 정부를 향해 연일 원망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제 꾀에 제가 넘어가는 자승자박(自繩自縛)의 씁쓸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지요. ? 눈앞의 위기를 넘어 하지만 일본 수출규제 사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눈앞에 닥친 위기는 극복했지만 경쟁국을 따돌리기 위한 소재와 자원의 무기화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핵심소재 하나가 R&D로부터 사업화에 이르는 데는 평균 2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해집니다. 상당히 긴 호흡의 연구와 경험,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하는 것이지요. 또한 소재 개발과 양산은 대부분 거대 설비와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자립화를 논할 수 있는 성질의 일이 아닙니다. ? UN공업개발기구(UNIDO)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제조업 지수 역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움직이고 있는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가치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은 7년째 5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부동의 1위와 2위는 다름 아닌 전통적인 소재·부품·장비 강국 독일과 일본입니다. G2국가이자 제조업 대국인 중국과 미국이 그 뒤를 잇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도 결코 낮은 순위가 아닙니다. ? 하지만 치열한 국제 경쟁에서 정체는 곧 추락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가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을 깨고 정상권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어느 지점에서 더 실력을 갈고 닦는 절차탁마(切磋琢磨)의 노력이 필요한지 분명히 확인할 수 있는데요. 따라서 수출규제 사태가 촉발한 한-일간 진검대결의 진짜 승부처는 한국화학연구원을 비롯한 국책 및 민간연구기관,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부 관계부처 등 산학연관이 대동단결해 한 달 간의 치열한 난상토론 끝에 수립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의 성공 여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진검승부는 이제부터 일본의 수출규제 시행령 발표에 앞서 작년 8월 5일 전격 발표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은 조기 확보가 시급한 수출규제 품목의 안정적인 공급뿐만 아니라, 대일 무역전쟁을 계기로 위험성을 고스란히 노출한 대외의존형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포괄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그간 범용제품 위주의 외형적 성장에 가려졌던 낮은 기술자립도와 만성적인 대일적자 등을 극복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자 하는 것입니다. ? 정부는 국회와 긴밀한 협조 아래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법·제도적으로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소재·부품·장비산업 특별조치법’(소부장특별법)을 지난 4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원래 2001년 제정돼 2021년 일몰 예정이던 관련 한시법을 전면적으로 확대 개편하며 상시법으로 전환한 것인데요. 기술개발과 인력양성부터 신뢰성·성능평가, 수요창출에 이르기까지 소재·부품·장비산업에 관한 전주기적 지원 내용과 함께 화학연 등 5개 분야 대표 연구기관과 27개 공공연구소로 구성되는 융합혁신지원단이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지원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습니다. ? 한편 우리 정부는 지난 5월, 일본 수출규제 조치로 냉랭해진 한일관계가 더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안 해결을 위한 일본 측의 입장 표명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시한으로 못 박은 5월말까지 일본의 답신은 없었습니다. 특히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따라 압류해둔 일본기업 자산의 현금화 시기가 8월로 다가오며 일본의 또 다른 추가 보복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은 미뤄뒀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재개하는 한편 소재·부품·장비산업 육성 정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 <a :="" area-hidden="true" class="se-module-image-link __se_image_link __se_link" data-linkdata="{" data-linktype="img" https:="" mdaxntk0mzy1nde0nte1.5s7z_2uw44bhusrf6z2wa0_lpbs4qaet79uvd8zebjeg.2_gnxudbszbuxu7gwrq57vjlrqivw6xq6_ip7sdj3h4g.jpeg.krictblog="" mjaymda3mtbfmjy0="" postfiles.pstatic.net=""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0px; font: inherit; vertical-align: baseline; position: relative; display: block;"> ?

  • 등록일202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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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하나 되는 일과 삶

KRICT Cover story ? 하나 되는 일과 삶 화학소재연구본부 이지목·강이영 연구원 가족 호수 같은 눈망울에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시선을 마주치는 이들 누구에게나 웃는 표정으로 화답하는 모습이 ‘사랑스럽다’는 감탄사 외에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다 부모를 바라보고는 다시 한 번 놀랍니다. 서글서글한 눈매와 미소가 데칼코마니 같은 부부, 그리고 두 사람을 붕어빵처럼 쏙 빼닮은 아기의 얼굴에 유전자의 힘을 떠올리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이지목 박사후연구원, 강이영 연구원 부부는 고기능고분자연구센터에서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이 박사후연구원은 황 폐기물을 자가치유 특성의 다기능성 고분자 소재로 재탄생시키는 연구, 강 연구원은 고내열·고내구성 소재인 폴리이미드의 중합과 홀로그램 유기합성 연구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4년여의 열애 끝에 2018년 결혼에 골인했는데요. 늘 주변 모두를 환하게 만드는 아내의 타고난 친화력, 사려 깊고 신중하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남편의 외유내강에 서로 강하게 이끌렸다고 이야기합니다. 한 공간에서 사랑을 키우다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은 결혼 적령기의 동료 연구원들에게 큰 관심의 대상입니다. 종종 조언을 구해오는 이들에게 부부는 이렇게 귀띔해주곤 합니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서로에게만 집중해.” 또 “혼자일 때보다 120% 더 각자의 일에 충실해야 하는 게 성공적인 사내 연애의 비결”이라는 것인데요. 9개월 아들 용준 군을 돌보며 육아휴직 중인 강 연구원이 일터로 복귀하는 내년, 두 사람은 이제 또 다른 사내 문화를 개척하게 됩니다. 봄의 생기로 가득한 화학연 연못 앞에서 각자의 연구실과 어린이집으로 향하는 젊은 가족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이들이 그려갈 새로운 풍경이 ‘일과 삶의 일치’라는 행복의 최고 경지를 향한 화학연의 여정에 특별한 이정표가 되기를 바랍니다.

  • 등록일2021-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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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곱셈'의 콜라보

KRICT Cover story ? '곱셈'의 콜라보 화학공정연구본부 한지수 학생연구원 가족 ? ‘콜라보’라는 단어는 원래 예술 분야에서 여러 명의 작가가 역할을 분담해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던 것이 요즘에는 ‘케미’라는 말처럼 서로 다른 존재들이 경계를 뛰어넘는 협력과 조화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의미가 확산되었는데요. ? 콜라보를 덧셈(+)이 아닌 곱셈(×) 기호로 표현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너와 나’보다 ‘우리’일 때 보다 특별한 의미가 생기는 것이지요. 부부의 세계는 아마도 인류사에서 가장 오래되고 보편적인 콜라보의 형태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서로 다른 성별과 인격의 두 사람이 만나 가족이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 한지수(32) 학생연구원과 김다혜(29) 씨 부부는 캠퍼스 커플이었습니다. 함께 수업을 듣고 밥을 먹으며 미래를 설계해온 지 벌써 10년이 가까운데요. 늘 붙어 다니는 원앙들처럼 대학원에 이어 한국화학연구원에서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함께했던 부부는 이제 그들이 함께 꿈꾼 더 큰 세상을 향해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화학공정연구본부에서 전기화학촉매를 연구한 한지수 학생연구원은 곧 박사 학위를 받습니다. 가을이 오면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하게 될 새 일터가 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가 연구장비 사업을 담당했던 김다혜 씨 역시 X선 회절분석기(XRD)에 관해 많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장비 전문가의 미래를 그리는 중입니다. ? 늘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해온 부부에게 화학연은 그래서 더 특별한 기억일 수밖에 없습니다. 남편과 아내, 너와 나의 물리적 결합을 넘어 인생의 꿈과 목표를 허물없이 나누고 응원하는 ‘우리’로 더 끈끈한 화학적 결합을 이룰 수 있게 도와준 곳이기 때문입니다.

  • 등록일2021-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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